[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잠잠 하던 롯데 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되면서 형제간의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서로를 겨냥한 비방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포문은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열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한 소송 계획을 밝히면서 이 과정에서 신 전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은 지나친 욕심으로 아버지인 총괄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권과 회장직을 불법적으로 탈취했다"고 비난했다.


불법적인 탈취라며 강도 높은 단어를 사용한 그는 이어 "이는 그룹의 창업주이자 70년간 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온 최고경영자를 일방적으로 내쫓은 인륜에도 크게 어긋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롯데 그룹은 즉각 입장 자료를 내고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에 대한 사항은 상법상 절차에 따라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을 통해 적법하게 결정된 사안"이라며 "이번 소송이 현재 상황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서로를 겨냥한 상호 비방은 11일에도 지속됐다. 이번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나섰다.


신 총괄회장은 한 언론이 배석한 자리에서 신 전 부회장으로부터 경영권 분쟁에 대한 보고를 받으며 신동빈 회장과 소송을 통해 전면전을 벌일 것임을 시사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장남이 아니니까 장래에 장남으로 승계될 것을 알고 분쟁을 벌였다"며 "한국과 일본에서 민·형사 소송을 모두 진행하고,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자신의 건강 이상설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버지가 정신적으로 이상하다느니 바보가 됐다느니 하며 재산을 가로채는 것은 큰 범죄행위가 아니냐"고 말하며 신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중국 사업에 대해 "신동빈 회장이 한 일은 모두 실패했다"며 "나에게 보고도 없이 제 마음대로 중국에 투자해서 손해를 봤다"고 지적했다.


롯데 그룹 측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롯데 그룹은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고령인 신 총괄회장을 지속적으로 앞세워 자신들 주장의 수단으로 반복해 활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소송에 관한 내용은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위임장 작성 동영상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라며 "중국사업 관련 내용 역시 지속적으로 주장돼 온 사안이지만 롯데의 중국사업은 총괄회장님께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보고돼 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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