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소송을 제기하면서 롯데사태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친필 서명 위임장을 공개하며 법적조치 등을 포함한 일체의 행위를 위임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경영권 소송에 나섰다는 것이 신 전부회장의 설명이다. 또 신 총괄회장은 아무런 동의 절차 없이 자신을 롯데홀딩스 대표권 및 회장직에서 해임한 데 대해 격노하며, 차남이 롯데그룹을 가져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신 회장측은 1차 경영권 분쟁이 봉합되면서 신 총괄회장과 화해모드가 조성되는 듯 보였다. 신 회장이 중요 현안보고를 직접 총괄회장에게 계속 해오고 있고 지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호텔롯데 상장을 부친이 승인했다고 롯데그룹측은 밝혀왔다.

또 신 총괄회장과의 사이가 안좋았던 것이 아니라 신 전 부회장으로 인해 오해가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의 위임장 공개로 인해 양측의 입장은 완전히 뒤바꿨다. 일부 언론은 신 부회장의 핵심 측근의 말을 인용해 신 총괄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을 비판하며 육성으로 소송을 지시하는 증거 동영상을 확보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양측 모두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한다는 내용은 들은 바 없다”고 설명했으며 롯데그룹 측도 “부친을 일본으로 데려가거나 언론에 노출시키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는 게 신 회장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으로 생긴 ‘반(反) 롯데 정서’ 극복과 롯데면세점 재입찰, 호텔 롯데 상장,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 해소 등 그룹의 현안이 산적해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이번 소송이 제2의 롯데사태로 확산되거나 현안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