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수진 기자]메르스 사태가 더욱 악화될 경우 정부는 예비비를 지출하거나 추가경정예산 편성 요구까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주식시장에서는 여행주와 항공주가 폭락하며 ‘메르스발 침체 우려’가 반영됐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이달 말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마련하는 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경환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메르스 관련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안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국가적인 보건역량을 총동원해 불안과 우려를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총리대행은 “메르스 국내 유입 초기 단계에서 보건당국의 대응과 관리가 미흡해 정부의 방역 대처능력에 대한 신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자리를 계기로 총력대응에 나서 메르스 확산을 신속히 차단하고 사태를 종식시켜 국민 불안과 염려를 해소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총력대응’을 선언한 만큼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예비비를 투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엄청난 숫자로 불어나는 격리대상자와 보건의료인력과 시설에 대한 지원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예산지원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메르스가 장기화돼 내수경기가 위축될 우려가 있으면 추경편성 요구가 나올 수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현안점검회의에서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질병관리본부의 초기 대응실패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예산이나 수익성, 이런 것을 따지지 말고 초기에 의심자 격리를 잘했으면 이렇게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부분에 대한 우회적인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는 유일호 장관이 중동 4개국을 방문 중이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유 장관은 인프라와 플랜트 분야에 한국기업의 현지사업 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아랍에미리트연합,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을 방문하고 있다. 유 장관의 일정에는 현지 한국기업 공사장 방문도 포함돼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관과의 협조하에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침체에 대한 우려는 증시에 반영됐다. 메르스 확산 우려에 이날 코스피 지수는 1% 넘게 떨어졌고 특히 여행주와 항공주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1만1000원(-8.87%) 떨어져 11만3000원에 마감했다.지난달 26일 이후로 일주일간 15%가량 하락한 것이다.


모두투어 역시 전날보다 2850원(-8.51%) 하락해 3만650원에 마감했으며, 일주일 전보다 20% 가까이 떨어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메르스 등 단기적인 심리 부진 가능성 등을 감안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각각 3.3%, 2.7%로 하향 조정했다.


항공주도 타격을 입었다. AK홀딩스와 티웨이홀딩스 주가가 7% 넘게 추락했고, 대한항공(-0.64%)과 아시아나항공(-0.91%)도 각각 약세를 보였다. 당장 항공기를 이용하는 수요에 큰 변화가 없지만 우려가 먼저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광객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각각 4%, 6%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23.73포인트(-1.13%) 떨어진 2078.64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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