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폭행 vs 일방폭행 주장 엇갈려‥직원관리 ‘구멍?’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우즈베키스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플랜트 건설현장인 ‘우스튜르트 가스화학 플랜트(UGCC)’ 공사 현장에서 현대엔지니어링 직원 간 ‘폭행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폭행 사건에 대해 제대로 ‘조사’도 없이 서둘러 마무리한 것이 아니냐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폭행 사건의 전모 역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직원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올렸고, 현장에는 고위직 간부가 직원들의 뺨을 때리고 뺨을 폭행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해지지만 ‘쌍방폭행’으로 종결됐다는 것이 현대엔지니어링측 공식입장이다.

또 폭행 논란이 일고 있는 두 직원 모두 ‘퇴사’ 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건 알려지지 않자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공지
A씨, “임원이 직원들 뺨 때리고 발로 차” 주장

현대엔지니어링의 우즈베키스탄 우스튜르트 가스화학 플랜트(UGCC) 공사 현장에서 한국 직원 간 폭행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이 사건을 명확하게 살펴보기 보다 ‘수습’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일방 폭행 vs 쌍방 폭행 주장 엇갈려


피해자 A씨 등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3월 24일 발생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계약직 직원 A씨가 야근 후 운동을 가기 위해 숙소를 나오던 중 직장 상사인 B 대리로부터 폭행을 당한 일이 발생했다.

이 폭행 현장에는 C 전문위원이 있었고, 폭행 사건을 직접 목격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씨는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B씨는 ‘쌍방폭행’으로 진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A씨는 폭행사건 발생 후 낙후된 현지 병원 보다는 귀국해 치료를 하기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측에 ‘병가’를 요청했지만 회사측으로부터 거부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로젝트 계약직 이기 때문에 병가를 받으려면 ‘퇴사’ 조치가 내려진다는 것이 이유다.

이에 A씨는 폭행 부위가 고통스러워 퇴직을 각오하고 관리 임원에게 맡겨둔 여권을 돌려달라고 했지만 이 역시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주우즈베키스탄 한국대사관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사관 관계자가 현대엔지니어링 관리임원과 통화를 했고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했던 B씨가 ‘합의’를 종용했다는 것이다.


억울한 A씨, 사내 인트라망에 글 올려


이 같은 사실은 현대엔지니어링 사내 인트라망에 A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장문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병가도 받지 못하고 여권도 대사관에 문의해서야 찾는 등 억울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폭행 사건이 이번 한번 뿐이 아니며, 지난 2월 주말 저녁에도 현장소장이 공무 관련 책임자와 직원들을 세워놓고 따귀와 발로 구타하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본사에는 보고 조차 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직원관리 구멍?


A씨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사태 해결 보다는 ‘수습’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행 당시 C전문위원이 있었고 폭행 사건을 직접 목격했지만 현대엔지니어링측이 C 전문위원의 진술이나 조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건 발생 후 전체 임직원에게 뿌려진 메일을 회수조치 하고, 관계부서 직원을 우즈베키스탄으로 파견해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A씨와 B씨 모두 퇴사 처리 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조기 진화’를 위해 A, B씨 모두 퇴사처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엔지니어링은 <스페셜경제>와의 통화에서 “A씨와 B씨가 싸운 것은 사실이며, 일방적인 폭행 이라는 주장과 달리 A, B씨 모두 감정의 골이 깊어 쌍방이 폭행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에서 모두 경위조사를 했고 현장이 거리가 있어서 해외 사업현장의 직원관리가 어려운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그런 것은 절대 아니며, 해당 직원들 모두 개인적으로 싸웠던 부분이 맞다”라고 덧붙였다.


우즈베키스탄 역사상 가장 큰 현장


한편 ‘우스튜르트 가스케미컬 플랜트 프로젝트(UGCC)’는 수르길 가스전이 있는 우스튜르트 지역에 가스·화학 플랜트를 건설하는 공사다. 사업비가 41억 달러(약 4조5000억 원)에 이르는 우즈베키스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로 현대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등 3곳의 국내 건설사가 참여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시설에 전기, 가스, 물 등을 공급하는 기반시설 공사를 담당하고 있다. 기반시설을 넣어야 하는 땅만 축구장 34개 면적인 24만3800m²에 달한다. 현재 3000여 명의 임직원이 현장에 투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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