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수익악화에 따른 조치…마케팅 조직 강화

[스페셜경제=이하림 기자]화장품업계가 ‘CEO 교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최근 업계에 불어 닥친 경쟁 심화와 장기 불황으로 인한 수익악화에 맞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1일 내년 1월 1일부터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에뛰드의 대표이사로 권금주 전무를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08년부터 에뛰드를 이끌어오던 김동영 전 대표는 고문직을 맡을 예정이다.
권 대표는 이니스프리 마케팅 디비전(Division)장, 마몽드 Division장, 라네즈 Division장을 두루 역임했다. 아울러 이니스프리가 2010년 독립법인으로 출범하면서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게 한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에뛰드의 대표 교체는 사업 부진에 따른 조치다. 에뛰드는 아모레퍼시픽이 집중하고 있는 '5대 글로벌 챔피언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 분기 매출이 10% 안팎을 오가며 하락하는 것은 물론 지난 2분기에는 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론칭 초기에 공주풍의 독특한 브랜크 콘셉트로 인기를 모았지만, 최근에는 딱히 내세울만한 히트 상품이 없다. 이에 따라 이니스프리네 브랜드숍 시장 매출 순위가 이니스프리에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DHC코리아도 실적 악화로 인해 지난 10월 대표를 교체했다. 김무전 DHC프랑스 대표이사가 DHC코리아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으며, 작년에는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접었다.
DHC는 김 대표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회사를 일으켜 세운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07년 DHC프랑스를 설립해 프랑스 현지에 있는 유럽 화장품 전문점 1위인 더글라스와 프랑스 드러그스토어 1위 브랜드 파라숍 등 약 400여개의 전문 매장에 DHC를 입점시키며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와 함께 토니모리의 대표이사도 교체될 예정이다.. 오세한 토니모리 대표는 지난 5월 취임한 지 7개월 만에 이달 초 일신상의 사유로 사퇴했다.
다만 토니모리의 대표이사 교체는 실적부진과는 별개다.
토니모리는 2009년 20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2013년에는 1700억원대로 급증했다. 또 지난해 매출 1703억원과 영업이익 194억원을 달성했으며, 아시아 14개국을 비롯해 유럽 2개국과 북미 2개국 등에 모두 600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에뛰드에서 내년 1월1일부터 독립하는 에스쁘아의 대표는 이지연 에스쁘아 사업부장이 승진해 임명됐다.
이와 관련해 박나영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사업에서 브랜드를 위한 마케팅 활동은 성장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요소"라며 "그룹내에서 마케팅 조직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앞으로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경쟁력이 향상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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