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수출 늘겠지만…효과는 아직 미지수"

[스페셜경제=조경희 기자]한-중 FTA 타결로 얻는 이점도 많겠지만 철강업계는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 하고 있다.


이미 중국산 철강제품의 국내 유입량 증가로 국내 철강업계는 내수 시장에서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중국산 철강업체들은 지속적인 설비증설, 정부 주도의 철강사 대형화로 가격경쟁력을 업고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철강제품 전체 수입량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51.2%로 이미 절반 이상이다.


올해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올 1~10월 국내 철강재 수입량은 1902만7000t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8.7% 증가했다. 특히 중국산은 1117만5000t으로 전년보다 37.1% 늘면서 지난 2008년 1431만t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연간 수입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중국 철강제품 수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상황은 양국 정부, 업계간 통상마찰을 유발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한중FTA에 중국산 철강재 수입급증을 막기 위한 '특별 세이프가드 명문화' 도입, 글로벌 철강 시황 악화의 주범으로 주목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국영 철강사 직·간접적인 보조금 문제에 대한 해법이 담겼을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업계에서 한중FTA 효과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양국의 교역과 투자가 활성화 되는 만큼 무역 마찰을 풀 수 있는 제도적인 해법 마련에 대해서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바람이다.


현지 생산은 ‘이점’


철강업계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철강 제품의 중국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철강제품에 대해 한국은 무관세인 반면 중국은 2~10%, 평균 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관세 장벽이 낮아지면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것이란 설명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제품의 전체 수출량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15.6%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중 FTA를 계기로 자동차 강판이나 고부가가치 제품의 중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철강시장과 중국 현지 철강시장이 공급 과잉 상황이지만 여전히 중국의 산업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철강 기업들의 현지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중국 내 자동차강판 가공 공장, 스테인레스 가공 공장 등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중국에 진출해 있는 생산공장을 적극 활용, 현지 생산을 통해 자동차, 가전제품 등 산업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현지 가공시설에서 생산물량을 늘려 수출을 확대하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 관세가 철폐가 되면 우리 철강제품이 현지에서 어느 정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수출물량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관세가 얼마나 낮아질지, 또 언제 낮아질지는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철강업계는 수출입 전반에 걸쳐 한중FTA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다소 조심스런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봐야 손실 계산이 분명해질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업계에서 한중FTA 체결 이후 효과 분석에 대해 주저하는 이유는 중국산 철강제품의 내수 시장 유입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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