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황병준 기자]외환은행 노동조합이 28일 하나금융지주에 조기합병 논의를 포함한 ‘조건없는 대화’를 제시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노조가 먼저 조기통합에 대해 협상을 제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통합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외환 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본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나금융지주와 일단 조건 없이 대화를 시작하고자 하며, 현 상황에 대한 노동조합의 모든 요구와 주장을 대화의 장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화 상대는 외환은행의 인수를 논의한 ‘2.17 합의서’의 당사자인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동안 조기합병 논의에 대해 결사 반대의 뜻을 밝히며 대화를 거부해 왔지만, 이날 밝힌 대화 제의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노조의 대화 제의는 외환은행 사측의 직원 징계 경감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외환은행 사측은 지난달 3일 노조가 추진하던 조합원 총회와 관련, 참석자 등 900명의 직원을 징계할 방침이었지만, 지난 27일 저녁 이 가운데 860명에 대한 징계를 철회하고, 38명에 대해서만 징계를 확정했다. 이 가운데 21명은 경징계, 17명이 정직·감봉 등 중징계를 받았다.


김근용 노조위원장은 “대화에 앞서 해결돼야 할 선결조건들이 해결되지 않아 그 동안 이에 대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요구했었다”면서도 “이런 조건이 해결이 안됐지만 노조가 통 큰 결단을 내렸고, 대화의 장 속에서 그런 것들을 모두 포함한 논의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외환 노조가 직접 지주에 이 같은 대화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조기통합과 관련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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