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3만8315대 ATM 등 자동화 기기 감축

[스페셜경제=유기준 기자]은행들이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자동화기기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 점포를 중심으로 자동화기기를 감축했다.


은행들은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체크카드를 이용한 지급결제 서비스가 활발해진 데다가 ATM과 같은 자동화기기를 찾는 고객 수가 매년 급락하고 있어 운영손실을 피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하나·우리·KB국민·신한·외환·IBK기업은행 등 6개 은행이 보유한 ATM 등 자동화기기는 3만8315대로 지난해의 3만8967대보다 652대 감소했다.


지난 2012년(3만9407대) 대비 440대 줄어든 전년도 기준보다 집계한 기간은 절반인 데 비해 감축량은 오히려 더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와 관련, 6개 은행 중 자동화기기를 가장 많이 줄인 곳은 신한은행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보유대수는 8439대로 지난해 대비 251대 줄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211대 줄어든 1만1747대의 자동화기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우리은행은 86대 감축한 8348대, 하나은행은 59대 줄어든 4039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업은행은 27대 감소한 3685대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을 찾는 고객 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스마트폰만 있으면 자동이체에서부터 결제까지 가능하다 보니 ATM을 이용하는 수요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굳이 이용객이 적은 기기를 계속 방치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과거엔 인적이 드문 지역의 ATM조차도 건당 500~1600원 정도의 인출 및 송금 수수료 수익이 있어 운영에 큰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급여통장 등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ATM 수수료를 무료로 하거나 인하하는 등의 분위기가 만연하다 보니, 운영비용 대비 수익이 적어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는 기기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비대면 거래의 절반가량을 현금자동인출기(CD)·ATM 등 자동화기기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은행들이 점포 구조조정에 이어 자동화기기 감축까지 줄이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한국은행이 최근 밝힌 2·4분기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 기준으로 비대면거래(CD·ATM, 텔레뱅킹, 인터넷뱅킹)는 88.8%로 지난해 동기 88.4%에 비해 0.4%포인트 올랐다.


특히 그 중 CD·ATM기기의 업무처리 비중은 41.0%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현금 입출금 거래에 있어선 비대면 채널 중에서도 ATM과 같은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고객 수가 독보적인 만큼 단순히 수익 문제 때문에 천편일률적으로 자동화기기를 감축하는 것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여야 하는 은행의 임무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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