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최근 '윤일병 사건'등으로 군 부대 내 폭행이나 가혹행위 등에 대해 지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16일 강원 철원군 중부전선 한 부대에서 지난 4월초부터 후임 사병들을 폭행하고 성추행 한 상병이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군부대 내 가혹 행위 관련 설문 조사 과정에서 철원 중부전선 부대의 한 상병이 후임사병들을 상태로 군화로 폭력을 가하고 성추행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군 당국 조사결과 해당 상병은 폭행혐의를 인정하고 성추행은 장난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해당 상병이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17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아들이 군복무중 일으킨 잘못에 대해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분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라며 사과의 글을 게재했다.


남 지사는 "사회지도층의 한 사람으로 자식을 잘 가르치지 못한 점은 자신의 불찰"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법에서 정해진대로 응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아버지로서 자신도 같이 벌을 받는 마음으로 뉘우칠 것"이라며 "이번 문제로 피해를 입은 병사와 가족분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아들이 강원 철원군 중부전선 군부대에서 발생한 폭행사건의 가해 병사라는 사실이 알려져 누리꾼 사이에서 공분이 일고 있다.


남 지사가 지난 15일 한 중앙일간지에 "군 복무 중인 아들이 가혹행위 가해자가 되는 것 아닌지 좌불안석"이라는 내용의 글을 기고한 데 대해서도 비난 여론이 일었다.


남 지사는 기고글에서 김현승 시인의 '아버지의 마음'이라는 시를 소개한 뒤 "아들 둘을 군대에 보내놓고 선임병사에게 매는 맞지 않는지 전전긍긍했다. 병장이 된 지금은 오히려 가해자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좌불안석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남 지사는 이날 오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아들의 사건을 언제 처음 접했냐는 질문에 "지난 13일 헌병대로부터 연락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건 은폐 의혹까지 제기됐다. 시간 순으로 볼 때 아들 소식을 접한 이후에 언론 기고를 한 셈이기 때문이다.


한 누리꾼은 '아들의 비행을 13일에 알고 있었다면 15일자 신문 기고글은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고 다른 누리꾼은 '평소 그렇게 우려했다면 아들의 됨됨이가 그렇다는 말인가'라고 비난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일제히 철저한 조사와 엄정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 "사회지도층의 아들이라고 할 수 있는 남 지사의 아들이 우리 사회가 그토록 추방하자고 외치는 군내 폭력행위에 연루된 것은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본인과 아버지인 남 지사의 사과하는 것 이상으로 더 중요한 것은 군 당국이 엄정하게 수사해서 처벌하는 것"이라며 "군 수사기관의 엄정한 조사와 그에 상응한 처벌이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민진영 사무처장은 "도지사의 아들, 혹은 차기 대권주자라는 이유로 축소 수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문제가 있다면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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