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필호 기자]최근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나라 살림이 어둡기만 하다.


지난 6일 기획재정부는 올 들어 4월까지 국세 진도율은 34.4%라고 밝혔다. 2012년 40.9%보다 6.5% 포인트나 하락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세수 펑크'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물론 세수 부족분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세목별로 보면 법인세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고 부가가치세수는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세수 결손을 메우기에는 부족함이 있으며, 문제는 세수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인 최근의 경기 침체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올해에 지난해 수준의 진도율을 기록하면 부족한 세수는 8조 9000억원이다. 그러나 4월까지의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떨어진다.


하반기에 경기가 밝아지지 않는다면 세수 부족분이 1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 섞인 추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달 초 '정부 거시경제 전망의 현실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부의 현실성 없는 낙관적인 경제 전망이 세수 오차를 야기하는 주요 원인이라는 얘기다.


다시 말해 애초부터 성장률과 국세 수입을 높게 잡아 세수 부족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세수 확보를 위해서는 비과세 감면 축소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통해 경기회복을 위한 마중물이 필요하다.


반면, 추경 편성은 법적 요건이 까다로운데다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됐으며, 비과세 감면 축소는 이해 당사자들의 반발이 강하다는 것.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추경이 국회를 통과해도 실제 집행은 오는 10월 이후에나 가능해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증세론이 떠오르고 있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경제발전 과정에서 개인에게 돌아간 근로소득에 비해 기업이 얻은 이득이 월등한 만큼, 소득재분배 효과를 높이기 위해 법인세 등 인상이 필요하다"면서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고 갖고 있는 내부 유보금을 세원으로 활용하면 경기 진작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도 "우리 사회에서 세 부담 여력이 있는 것은 대기업 집단인 만큼 법인세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증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세월호 참사의 부정적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고 밝혔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 대에서 3% 후반대로 낮췄다.


이어 한국은행도 오는 10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낮출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일부에서는 경기 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중 침체)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2013년 국세 수입은 201조 9000억원으로 계획보다 8조 5000억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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