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락식혜 "김보성 효과 '으리으리'하네!"

[스페셜경제=박단비 기자]유통업계가 전반기도 채 끝나기 전부터 들썩이고 있다. 업계 한 켠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급격히 떨어진 매출로 인해 위기를 맞았고, 다른 한 측은 다소 빨리 다가온 여름으로 인해 호재를 누리고 있다.


상반기 가장 눈에 띈 곳은 팔도였다. 김보성을 CF모델로 내세운 이후 급격히 매출 신장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팔도, ‘의리’ 열풍으로 웃음꽃


팔도 ‘비락식혜’가 ‘김보성’ 광고 효과로 ‘으리식혜’ 열풍을 일으키며 판매량이 급격히 늘고 있어 업계에서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팔도는 지난달 7일 김보성을 모델로 한 ‘비락식혜’ 광고를 유튜브에 공개한 이후 5월 31일까지 540만개 이상 판매되며, 전년 동기대비 35% 이상 신장했다. 판매금액으로 약 6억원 증가한 수치다.


또한, 광고 전후 25일간을 비교했을 경우 전체 판매수량이 38.5% 이상 신장했으며, 특히 할인점에서는 104.4%, 편의점에서는 51.9%가 신장되며 큰 신장세를 보였다. 팔도는 젊은 층을 주요 구매고객으로 유입하기 위한 광고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팔도는 전통음료인 ‘비락식혜’를 젊은 세대들과 소통하기 위해, ‘으리’(의리의 신조어) 시리즈
로 인기를 끌고 있는 의리파 배우 ‘김보성’을 모델로 발탁했다. 이번 ‘비락식혜’ 광고는 ‘우리 몸에 대한 의리’를 주제로 무의식적으로 커피나 에너지음료와 같은 자극적인 음료를 마시는 소비자들의 식습관에 초점을 맞춰 무카페인, 무색소, 무탄산 음료로 소화와 숙취해소 등 다양한 효과가 있는 ‘비락식혜’를 마시는 것이 우리 몸에 대한 의리임을 재치있게 담아 냈다.

‘의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팔도 비락식혜 광고는 현재까지 유튜브에서 29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1990년대 중반이후 제2의 비락식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마케팅에도 더욱 집중하고 있다. 음료업계에서 이처럼 ‘호사’를 누리는 일은 드물기 때문. 팔도는 ‘비락식혜’ 캔 6입 포장패키지와 12입 선물세트 패키지에 김보성 이미지를 삽입한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1993년 출시 된 ‘비락식혜’는 20년 동안 17억 개(238ml 기준)가 팔리는 등 오랜시간 꾸준히 사랑을 받아 왔다.


일찍 찾아온 더위 ‘야호’


대형마트들과 소셜커머스, 오픈마켓 등은 이른 더위에 발 빠르게 준비하고 나섰다. 여름 상품들이 일찌감치 부터 팔리기 시작하면서 호재로 다가왔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매출을 분석한 결과, '팥빙수 재료'가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배(79%)가량 증가하는 등 여름 상품 매출이 늘었다고 7일 밝혔다.


'쿨 스카프'와 '여름자리'의 같은기간 매출은 작년보다 각각 275.4%, 36.6% 증가했다. 온라인몰 매출 신장률도 52.8%로 오프라인 매장(34.8%)보다 높았다.


이는 예년보다 높은 기온 덕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기온은 14℃로 작년보다 4℃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낮 최고 기온도 19.6℃로 작년보다 4.6℃ 높았다.


이에 맞춰 롯데마트는 기존에는 5월부터 시행했던 '하절기 식품 위생 집중 관리 기간'을 올해에는 4월로 앞당겼다. 여름 제철 과일인 참외와 수박 행사를 작년보다 3~4주가량 앞당긴 3월 중순부터 선보였다.


물놀이와 웨이크보드 등 수상스포츠 용품의 판매도 급증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옥션이 지난달 15∼28일 수영·물놀이 용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증가했다.


특히 남·녀 수영복의 판매가 각각 50%, 25% 늘었다. 물놀이 전용 아쿠아슈즈 및 수영복 위에 입을 수 있는 비치웨어도 각각 25%, 140% 신장했다.


물놀이 안전용품을 찾는 이들이 늘면서 구명조끼(130%), 튜브(145%) 등의 판매가 늘었다. 최근에는 한가지 용도로만 사용 가능한 튜브보다는 구명조끼처럼 어깨에 끼워 물 속과 물 밖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튜브를 찾는 수요가 많아졌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여름 대표 수상스포츠인 웨이크보드 매출은 145% 급증했다. 웨이크보드복과 스킨스쿠버 장비 판매도 각각 140%, 15% 늘었다.


세월호 참사에 덩달아 고개 숙인 유통업계


하지만 이 이전에 어려움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 국민의 소비심리 자체가 꽁꽁얼어 붙은 것. 온라인 업계, 오프라인 업계 할 것 없이 모두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5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가 8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나타낸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소비자 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CSI는 105로 전월(108)보다 3포인트나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소비자들의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조사는 지난 13∼20일 전국 도시의 2천200가구를 상대로 진행됐다.


4월에는 11∼18일 조사가 됐으나 세월호 참사 이후인 16∼18일 응답이 10%에 달하지 못해 사실상 이번이 세월호 참사가 반영된 후 처음 소비자동향 조사인 것이다.


CSI는 2003∼2013년 장기 평균치를 기준(100)으로 삼아 이보다 수치가 크면 소비자 심리가 상대적으로 긍정적이고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를 보여준다.


이번 5월의 CSI는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작용된 작년 9월(102)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CSI는 작년 9월을 저점으로 10월 106, 11월과 12월 각 107, 올해 1월 109까지 증가를 보여줬으며 그 이후에는 108정도 유지됐다.


5월의 전월 대비 CSI 하락폭(3포인트)은 같은 수준인 작년 9월(3포인트)을 빼면 유럽의 재정위기가 반영된 2012년 6월(5포인트)이후 최대인 것이다.


소비자 심리는 다른 업계보다 유통업계에 타격이 크다. 소비가 드문 다른 업계에 비해 자잘한 소비가 많은 유통업계가 울상이었던 이유이다. 다만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한 달 이후 부터는 조금씩 회복세에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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