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L기준' 멸균우유 1,300원~1,500원대, 국내우유 2,300원~3,690원대
소비자 환영일색 "고물가시대 고마운 상품"
유업계 "2026 FTA 따라 수입 유제품 관세 철폐, 방안 시급"
유통업계 "우유 가격 오르면 빵,치즈,커피 등 연쇄 인상 예상"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제공)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뉴시스 제공)

[스페셜경제=최지호 기자] ‘폴란드산’ 멸균우유가 저렴한 가격과 긴 유통기한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대형마트·편의점 등에서 판매되고 있는 흰우유(1L 기준) 가격은 2300원에서 3690원이다. 주요제품인 서울우유 흰우유는 2350원에서 3100원, 남양유업 맛있는우유는 2650원에서 2990원이다. 이에 반해 폴란드산 멸균우유(1L 기준)는 '믈레코비타'가 1300원대, '밀키스마'는 1500원대다. 심지어 1L짜리 우유 12팩 묶음 상품을 1만8500원에 판매하는 곳도 있다. 1팩에 1540원 꼴이다. 또한 유통기한이 짧은 국내우유에 비해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약 1년이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의 폴란드산 멸균우유의 누적 수입액은 66.4%를 차지해 압도적인 상황이다. 유통업계는 수입액이 더 오를 것이라 전망한다.

소비자들은 '환영일색'이다. 인천 송도에서 아이를 키우는 A씨는 “유통기한이 길고 가격도 저렴해 해외 멸균우유를 안 살 이유가 없다”며 “고물가 시대에 고마운 선물같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해외 멸균우유는 왜 이렇게 저렴할까? 

유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젖소를 초원에 방목하고, 풀을 뜯어먹으면서 성장해 사료비가 적다”며 “소를 위한 장소가 필요 없는 시스템이라 운영비가 많이 낮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 유업계는 퀄리티부터 다르다고 자신한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국산우유는 국내에서 생산된 신선한 원유로 만들어 믿을 수 있다”며 “멸균우유가 유통기한이 길더라도 우유는 신선도가 생명인데 집유 후 소비자에게 도달해 신선도 자체가 다르다”며 자신했다.

학계는 국내제품과 해외 멸균우유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멸균우유는 고온에서 멸균 처리되면서 일부 미네랄 등 성분이 산화할 수 있지만, 단백질 등 주된 영양소의 변질이 없고 신선도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유업계는 긴장하고 있다.  ‘좌불안석’이다. 유업계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1년 정도이고 가격도 저렴하니 소비자가 늘지는 않아도 절대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주요 카페들은 멸균우유로 다 갈아탄 상황”이라고 착잡해했다. 이어 “2026년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수입 유제품에 붙던 관세가 철폐되, 국산 우유의 상황은 더 나뻐질 것"이라며 "방안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촉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추석 전 올해 원유가격 인상분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져 해외 멸균우유 인기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격 인상 후 후폭풍을 우려했다. “이미 고물가로 힘든 시기에 우유 제품 가격이 인상 되면 아이스크림, 빵, 치즈, 카페 메뉴들이 줄줄이 오를 것"이라며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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