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오르고 반도체 떨어지고
무역수지 5개월 연속 적자 가능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뉴시스 제공)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뉴시스 제공)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 부담이 급증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 마저 주춤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22일 관세청은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무역수지 적자가 254억7000만달러(약 34조2000억원)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1996년(연간 206억2400만달러)의 무역 적자 규모를 넘어섰다. 8월 들어 20일 만에 102억1700달러(약 13조6782억원) 적자가 늘었다.

막대한 무역 적자가 발생하는 이유는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출 증가세가 꺾이고 있어서다. 이달 1~20일 수입액은 436억4100만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2.1% 늘었다.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결과다. 수출도 부진하다. 1~20일 수출액은 334억2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던 반도체(-7.5%), 무선통신기기(-24.6%), 컴퓨터 주변기기(-32.8%) 등의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크게 줄었다.

8월 월간 무역수지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무역수지는 4월(-24억7649만달러) 5월(-15억9996만달러) 6월(-24억8711만달러)에 이어 7월까지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8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확정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12월~2008년 4월 이후 14년4개월 만에 5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정부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경기둔화 가능성 등 위험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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