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소설가.
언론인,소설가.

미래는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다. 사람들은 미래를 젊은이들의 시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미래는 A세대가 이미 앞장서고 있다.

A 세대란 영어의 ‘나이를 잊은’, ‘늙지 않는’이란 뜻의 Ageless의 약자이다. 이 뜻 외에도 A세대의 특징으로 Accomplished(성공한), Autonomous(자주적), Attractive in my own way(내방식대로), Alive(생동감), Advanced(성숙한)이라는 뜻의 약자이기도 하다고 한다.

A세대는 정년퇴직한 세대, 빠르면 50대 후반부터 6,7,80대를 말한다. 이 세대가 놀 줄 알고 쓸 줄 알고 첨단기기를 사용할 줄 안다는 것이다.

지난 5월에 ‘한국디지털문인협회'가 창설 되었다. 이 협회는 디지털 기기로 문학을 비롯한 표현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지금 지적, 정서적으로 디지털 혁명의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이 변화를 디지털 문화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펜과 붓으로 원고지에 작품을 써서 책으로 인쇄하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시대를 앞질렀고, 컴퓨터의 자판으로 소설을 써서 누구나 볼 수 있게 발표하는 획기적인 시대도 지나갔습니다.

이제 핸드폰 하나로 자유롭게 창작 전문가로 변신할 수 있습니다. 회원 자격이 따로 없습니다. 핸드폰 하나로 예술 활동에 참여할 의지만 있으면 누구든지 회원이 될 수 있습니다.”(한국디지털문인협회 창간 선언문에서)

이 협회에는 뜻밖에도 60대에서 90대에 이르는 시니어들이 회원으로 많이 가입했다.

격렬한 경쟁사회에서 정년을 맞은 은퇴 인생이 제2의 인생을 위해서 택한 것은 자유롭고 간편한 첨단 문명기기를 이용한 삶이라고 생각한 거 같다.

자신의 인생을 작품으로 남기고 싶은 은퇴 인생의 새로운 세계는 간편하고 편리한 첨단 기술이었다.

핸드폰에 대고 생각했던 것을 말로만하면 글자로 변환되고 책으로 만들어진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 발표할 무대와 소재는 천지에 널려 있다. 소통할 기회나 기술을 응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A세대의 활로가 열린 것이다. A세대는 이 분야뿐 아니라 소비 분야에서도 두드러진다. 친환경 식품 구매자의 60%, 반려동물양육비율 40%에 달한다.

스크린 골프의 이용자도 젊은 세대가 독점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은 50대 이상이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의 소비 형태도 50대 이상의 A세대가 40%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A세대를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TBWA와 한국리서치가 2020년 말 50세~64세에 해당하는 A세대를 상대로 조사한 것을 보면 ‘스스로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2.3%, ‘인생의 도전, 새로움, 변화를 추구 한다’고 한 응답한 사람이 53.9%였다고 한다. 같은 질문에 대한 MZ세대의 응답 비율보다 높았다고한다. ‘새로운 기술이나 디지털 제품은 주저 없이 구매하는 편’이라는 A세대 응답자 비율도 MZ세대보다 높았다.

A세대 주부들은 부엌에 아이패드를 달아놓고 웨이브 앱으로 드라마를 보면서 요리와 설거지를 한다(조선일보)고 한다. 필요한 신기술에 관심이 높다.

50대 이상의 세대는 시니어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한다. ‘액티브 세대’를 선호한다.

‘나는 늙지 않았다’고 외친다. 소비 시장에서도 젊은이를 앞서려고 뛴다. 핸드폰에 새로운 앱을 계속 다운 받고 실용화한다.

기업들도 A세대를 위해 전략을 바꾸고 있다. 백화점의 시니어 코너는 이름을 바꾸었다. 다른 유통업계에서도 고객의 나이를 계산할 때 0.8을 곱한다고 한다. 노인들이 SNS에 CF 주인공으로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MZ 세대와 A세대의 경쟁도 더 치열해 질 것이란 전망을 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A세대를 보며 실감한다.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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