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소설가.
언론인,소설가.

미국, 영국, 프랑스, 체코, 폴랜드 등 서방 여러 나라가 앞 다투어 원전 개발과 인력 육성에 나서고 있다. 탈원전을 내세우던 독일도 원전 에너지로 돌아왔다.

선진국들은 에너지 대란과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전만한 대안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기 시작했다.

리스마일 원전 사고를 겪은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차세대 원전 모듈인 소형 원자로(SMR) 등을 개발하는데 7년간 32억 달러(4조1천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일이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는 정 반대의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고집한 배경에는 진보 세력의 이념적 배경도 있지만, 문 대통령이 ‘판도라’라는 허구의 영화를 보고 감동하여 결심했다는 설이 강력하다. ‘판도라’는 2016년에 제작된 한국 고리원전의 방사능 유출 재난을 주제로 한 영화인데 사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무렵 수락원자력원 일부에서 추진하던 ‘신의 불꽃’(필자의 소설)은 이와 정반대로 한국 원전의 우수성과 세계 제일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 국제 첩보소설로 영화화를 추진했으나 탈원전 분위기에 밀려나서 성사되지 않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5년간 바보 같은 짓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더 탄탄히 구축했다면 지금은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했다.

윤대통령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을 해줘야 살까 말까 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원전업계는 탈원전이라는 폭탄이 터져 폐허가 된 전쟁터”라고 비유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①올해 925억 원대 규모의 긴급 일감 발주 ②2025년까지 총 1조 원 이상 일감 신규 발주 ③총 3800억 원대 규모의 금융 지원 및 6700억 원대 기술 투자 등이 담긴 원전 산업 협력업체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윤대통령은 특히 원자력 인력의 양성에 중점을 두었다. 탈원전 5년 동안 원전 계통의 산업체도 체계가 무너졌지만, 특히 인력 양성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재건이 어렵게 되었다.

단기간에 우수한 원자력 에너지 전문가를 양성하자면 교육 기관의 준비가 절실하다.

국내 첫 에너지 분야 특성화대학인 한전공대가 3월 2일 개교식을 열고 정식 출범했다. 축구장 48개 면적에 캠퍼스를 조성하는 공사는 지난해 6월 시작돼 이제 겨우 본관동 하나만 설립 됐다. 정부가 국내 에너지 클러스터의 본산으로 키우겠다고 공언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공사는 2025년에야 끝난다.

‘한전공대의 ‘2022학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2일 개교한 한전공대는 총 110명의 모집 인원 가운데 100명을 수시 전형을 통해 선발했다. 수시 모집에서 한전공대는 1단계 서류 평가로 면접 대상자를 추린 다음 학생부 기반 면접과 창의성 면접을 진행해 최종 합격자를 결정했다. 면접 배점은 학생부 면접 30%, 창의성 면접 70%였다. 창의성 면접이 합격 여부를 좌지우지한 셈이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은 없었다.

보고서에 실린 창의성 면접 문항을 보면,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한 도시의 지도와 석탄·원자력·풍력·태양광 등 4종류의 발전 설비를 제시한 뒤 “경제·사회·환경 등의 측면에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위치에 발전 설비를 설치하라”고 요구한다. 또 다른 문항에서는 3개의 마을을 보여주고, 각 마을에 가장 어울리는 발전 설비를 자유롭게 골라 전기 에너지를 공급해보라고 한다.‘ (조선 비즈)

‘한국전력의 재정 상태를 보면, 한전공대 설립과 유지는 불가능하다. 공기업도 기업이므로 재정 상황에 맞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한전은 이미 부채가 146조 원 규모고, 매년 적자가 발생하는 공기업이다. 올해 한전의 적자는 20조 원이 예상된다. 이런 빚덩이 기업의 한전공대 설립은 그게 비록 대통령 공약 사업일지라도, 물러나는 대통령이 해야 할 사업이 아니다.’(국민일보)

한 국가 지도자의 정치적 고집 때문에 빚 구덩이에 빠진 한전을 위해서도 ‘한전 에너지 공과대학’은 ‘원자력 공과대학’으로 변신이 필요하다. 정부와 한전은 원자력 교육이 없는 한전은 짐이 될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myswoo@nate.com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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