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이어 대학가로 퍼지는 'SPC 불매'
대학가, "'청년 노동자의 눈물'은 먹을 수 없다"
직접적 피해는 가맹점주에게 돌아가

대학가에 붙은 'SPC불매' 대자보 (화섬식품노조 제공)
대학가에 붙은 'SPC불매' 대자보 (화섬식품노조 제공)

[스페셜경제=예지수 기자] #SPC불매 #동네빵집 #청년노동자의 눈물 #가맹점주

파리바게뜨와 노조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프랑스에 이어 대학가에도 SPC 그룹에 대한 규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서울대학교 기숙사 삼거리 게시판에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에는 청년 노동자들을 지지하며 파리바게뜨의 부당노동행위를 고발하는 내용이 적혀있다. 더불어 SPC그룹의 불매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한 대자보에는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의 80%가량이 청년 여성 노동자입니다. 그런데 2017년에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파리바게뜨 여성 노동자의 연간 유산율은 50%로, 일반 직장의 2배에 가까웠습니다. 회사가 대체 인력을 충분하게 운용하지 않기 때문에, 아프거나 쉬고 싶을 때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제빵기사들의 근로 환경이, 그 이유 중 하나는 아닐까요?"라고 적혀있다.

이어 "노동자의 휴식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 빵은 '노동자를 쥐어짜서' 노동자의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자는 법적으로 부여된 점심시간, 휴가, 병가를 걱정 없이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서울대학교 기숙사 삼거리에 붙은 대자보 (화섬식품노조 제공)

최근 파리바게뜨 프랑스 파리 생미셸점 앞에서는 프랑스 노총이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의 투쟁을 지지하는 항의행동이 있었다. 그곳에서 조합원들은 '한국 기업 SPC의 국제노동기준 위반'에 대한 선전물을 배포하며 관심을 촉구했다.

이들은 "SPC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53일간의 단식투쟁에도 불구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는 커녕 노조 간부들을 업무방해로 고소했다"며 "한국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회사 측의 부당한 처우를 파리에서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알아야 한다"고 행동의 취지를 전했다.

이처럼 노사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피해를 보는 것은 자영업자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미 매출에 타격을 입은 가맹점주들은 파리바게뜨 자체의 이미지 손실과 불매운동에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달 공문을 통해 "파리바게뜨 가맹점의 매출은 파리바게뜨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태계의 근본이다. 매장에서 함께 고객을 위해 빵을 생산하는 직원이 고객들에게 다른 빵집의 빵이 맛있으니 다른 매장에서 구매하라고 홍보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기를 포기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월 500만원이 넘는 용역비를 지불하고 있는 가맹점주들의 타는 마음을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화섬식품노조는 청년당체 공동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이들은 편법적 부당노동행위, 외주화와 비정규직화를 통한 저임금일자리 등 청년들이 노동자로 겪는 일상적인 문제에 초점을 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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