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RBC비율 하락 원인"

한화생명 여의도 본사. 이재형 기자.
한화생명 여의도 본사. 이재형 기자.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최근 한화손해보험(한화손보)에 11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 한화생명보험이 3000억원 규모의 무보증후순위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화손보에 재무 건전성 리스크가 떠오르자 최대주주인 한화생명이 지원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생명 역시도 재무 건정성이 악화,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지난달 계열사인 한화손해보험으로 부터 115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신종자본증권을 매수했다. 계열사인 만큼 이는 특수관계인의과의 거래에 해당한다. 이 증권의 만기는 2052년, 금리는 연 5.9%다. 한화생명은 해당 증권 인수 목적을 '투자'라고 공시했다.

최근 한화손보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게 이번 투자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한화손보의 올해 3월 말 지급여력(RBC)비율은 122.8%다. 직전분기(2021년 12월) 말 176.87% 대비 54.07%포인트 떨어졌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서 한참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말 모든 손해보험사 RBC 평균은 188.28%다. 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비율로서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에 따라 모든 보험사는 이 비율을 10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한화손보는 금리인상에 따라 채권평가액 감소 등으로 이 비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한화생명의 재무 건전성 상황도 좋지는 않다. 올해 1분기 말 RBC비율은 전분기(184.63%) 대비 24.63%포인트 감소한 160.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모든 생명보험사 평균 RBC비율은 262.61%다. 이에 따라 한화생명도 사채를 발행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최근 3000억원 규모의 무보증후순위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9일 현재 KB증권,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과 인수에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생명은 이자율과 발행가액, 인수기관이 결정되고 오는 13일, 확정공시를 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채권 평가손실이 발생, RBC 비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다. 다만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으로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신지급여력제도는 부채의 시가평가를 바탕으로 보험사의 지급 여력을 평가하는 감독 규제다. 평가시점의 경제적 상황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현행 RBC제도와 다르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