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험사기 적발 인원 9만7629명·9434억원

# A(43·남) 씨는 지난달 3일 오후 2시 16분께 부산 기장군 일광면 동백항에서 뇌종양을 앓고 있던 여동생 B(40)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가 동생을 스파크 차량 운전석에 태우고 자신은 조수석에 앉은 뒤 차량을 바다로 추락시킨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B씨는 의식을 잃은 상태로 운전석에서 발견됐으나 병원 이송 도중 결국 숨졌다. A씨는 사고 직후 자력으로 탈출했다. 해경은 차량 현장실험을 통해 조수석에서 차량 조작이 가능한 점을 확인했다. 해경은 A씨가 사고 전날 동백항을 방문해 조수석에서 차량을 움직이는 방법을 연습하는 모습까지 CCTV로 확인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차량에 탑승하기 전 휴대전화 등을 차량 밖에 놓아두기도 한 것으로 해경 조사 결과 밝혀졌다. 당국은 A씨의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해경은 이 사고 이전에도 A씨 가족이 연루된 차량 추락사고 2건이 발생한 점을 확인, 보험사기 등 범죄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지난달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차량 추락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달 3일 부산 기장군 동백항에서 차량 추락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국내 보험사기 규모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보험사기에 따른 보험금 회수율은 턱없이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민국 의원실(국민의힘·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금감원)에 요청해 받은 자료(국내 보험사기 적발 현황)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보험사기로 적발된 인원은 총 45만1707명, 금액은 총 4조2513억원에 달한다.

보험사기 규모를 업권별로 살펴보면 손해보험이 40만8705건(90.5%), 생명보험이 4만3002건(9.5%)으로 나타났다. 금액은 손해보험 3조8931억원(91.6%), 생명보험 3583억원(8.4%)으로 손해보험업권 보험사기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지난 5년간 연도별 전체 보험사기 적발인원을 살펴보면, 2017년 8만3535명⇨2018년 7만9179명⇨2019년 9만2538명⇨2020년 9만8826명⇨2021년 9만7629명으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소폭 감소했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2017년 7302억원⇨2018년 7982억원⇨2019년 8809억원⇨2020년 8986억원⇨2021년 9434억원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보험사별 보험사기 적발 인원은 손해보험의 경우 삼성화재가 10만2460명(25.1%)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DB손해보험 8만9227명, 현대해상 8만7116명 등의 순이다. 생명보험은 삼성생명이 2만2571명(52.5%)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교보생명 3381명, 동양생명 2902명 등의 순이다.

적발금액 규모별로는 손해보험의 경우 삼성화재가 1조403억원(26.7%)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현대해상 8946억원, DB손해보험 8440억원 등의 순이다. 생명보험사는 삼성생명이 673억원(18.8%)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교보생명 479억원, 라이나생명 430억원 등의 순이다.

문제는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의 환수 실적이 매우 저조하다는 점이다. 보험사기 적발금액의 환수 규모를 보험업권별로 살펴보면 손해보험의 경우, 5년간 적발된 보함사기 금액 3조8931억원 중 환수된 금액은 1267억원으로 환수율은 15.2%에 불과했다. 생명보험 역시 보험사기로 적발된 금액 3583억원 중 환수된 금액은 319억원으로 환수율이 17.1%다.

금감원은 "보험금의 환수는 최종 사법조치 결과가 나온 이후에야 환수가 되기에 종료 시점까지 장시간이 걸려 지급보험금의 기(旣)소진으로 인한 재산 부족 등으로 환수율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보험사기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고, 그 규모도 커지고 있음에도 금융 당국은 보험사기 적발 건수 관련 통계조차 없다는 지적이다. 강민국 의원은 "보험사기범이 상습 또는 여러 건의 사기를 동시에 실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그 규모는 적발 인원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추정되지만 금융 당국이 보험사기 적발 건수 관련 기본 통계조차도 없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금 누수는 성실한 다수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고, 특히 민영보험사기는 공영보험과도 연계되기에 건강보험료 재정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발혔다. 강 의원은 "금융 당국은 보험사기 범죄 조사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통한 보험사기 대응 인프라를 정비하고, 보험금 지급이 급증하는 취약 분야에 대한 조사강화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보험사기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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