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이 3주 연속 전 세게 코로나 신규 확진자 최다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사망자도 이를 뒤따르고 있다.

한민국 방역이 어쩌다가 세계 꼴찌가 되었단 말인가.

그런데도 지난주에 청와대서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민 보고서’라는 백서에서 “세계가 감탄한 K-백서”라는 가당치 않은 자화자찬을 했다. 이와 별도로 내보낸 문재인 정부 5년간의 ‘온라인백서’에도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세계 1등을 하고 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러한 백서를 내놓았는가. 문정부는 세계적으로 높은 백신 접종률,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코로나19 초기 방역은 실제로 좋은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그것은 전 정부에서 구축한 사쓰 방역 체계, 즉 세계 최고의 IT 망을 활용한 환자 전염 루트 추적과 환자 분리 정책 등 효과적인 정책을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백신 정책의 실패, 거리두기의 잘못된 예측과 정책 등으로 방역은 파탄 길을 달려왔다. 감염 초기 “백신 같은 것 미리 구입할 필요 없다”고 하는 전문가를 방역 기획 책임자로 청와대에 불러들여 실시한 정책이 제대로 될 리가 없었다. 의학계의 쓴 소리를 무시하고 방역을 과학적이 아닌 정치적으로 밀고 나가는 무리수를 두었다. 초기의 마스크 대란으로 국민을 불안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하고 백신 조기 구입의 실패로 뒤늦은 뜀박질을 시작한 것 등이 화를 불렀다.

그동안 강력하게 밀고 온 거리두기로 소상공인들의 생활을 거의 파탄 수준에 이르게 했다. 대선을 앞두고 소상공인 지원금 등을 정치에 이용했다는 의구심도 낳았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의 실책은 K-방역만이 아니다.

가장 많이 지적 받은 것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다. 많은 전문가들이 정책 방향의 그릇됨을 지적했으나 문 정부는 전혀 귀담아 듣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내집 마련이 그림의 떡이 된 2030세대의 절망은 나라의 장래를 암담하게 만들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경제학 원론에도 없는 정책을 내세워 5년 동안 고집을 부리는 바람에 얼마나 많은 직장인들이 고생을 했는가.

잘못 묘사된 영화 한 편을 보고 길을 잘못 든 탈원전 정책도 3대 실책 중의 하나일 것이다. 임기 말년에 뒤늦게 노선을 조금은 탄력 있게 바꾼 것이 그나마 다행 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로 인해 국민들의 전기료 부담은 4월부터 곧 현실로 닥쳤다. 그동안 적자로 감원과 파탄에 이른 기업들, 원자력 학문과 기술 개발의 후퇴에다 허허벌판에 세운 한전 공대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인가.

대체 에너지라고 밀어붙인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의 폐해는 어떻게 이 뿐인가. 그로 인해 지출된 막대한 국고 낭비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할 것인가.

사법개혁이란 명목으로 국민을 두 동강으로 편 가르기 해 놓은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 몫이 되지 않았는가.

지난주 북한은 마침내 ICBM을 발사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업적이라고 주장해온 대북 유화 정책은 마침내 모래성처럼 무너졌다.

5년 동안 북한의 도발을 감싸듯이 해온 정책의 결과가 무위로 돌아가게 생겼다.

북한으로 보내는 전단을 법까지 제정해서 금지 시키고 정부가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밤 놔라 배 놔라 하며 간섭해온 북쪽의 만행을 못 본 채 넘긴 결과는 무엇인가? 남북 사무실을 폭파 시켰을 때 “미사일로 부수지 않은 것이 어디냐”며 종전 선언에 매달린 결과가 이렇게 돌아 온 것 아닌가.

문재인 정부는 이제 40여 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권 초기의 모습을 조금도 바꾸지 않았다.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 된 순간부터 국민의 뜻이 바뀐 것이다. 문 정부는 0.73%를 내세우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41.08%의 지지로 당선 되었고 윤석열 후보는 48.56%로 당선되었다.

경미한 차이를 내세울 명분이 별로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국민의 선택을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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