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초반부터 2700 붕괴 출발...투자 심리 위축
증권가 "사태 장기화에도 증시 영향 단기적"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 러시아 무장세력이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에서 군용 트럭들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지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친 러시아 무장세력이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에서 군용 트럭들이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스페셜경제=이재형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침공한 것으로 전해진 24일 코스피 지수는 2700이 붕괴된 채 장을 끝냈다. 지정학적 우려가 현실이 된 상황에서 투자 심리가 얼어 붙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에 마감했다. 전운이 감돌던 오전 코스피는 이미 2700선이 깨진 채 거래를 시작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2719.53)보다 30.25포인트(1.11%) 내린 2689.28에 출발했다.

이날 트미티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 침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쿨레바 외무장관은 트위터로 소식을 전하며 우크라이나의 평화로운 도시들이 러시아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침공이 침략전쟁"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수호하고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쿨레바 외무장관은 "세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멈춰세울 수 있으며 그렇게 해야 한다. 지금이 행동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당초 증권가에서 가장 피해야할 시나리오로 간주한 사태가 현실이 된 만큼 어느정도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냉전'을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핵심은 글로벌 패권 경쟁 격화, 이른바 신냉전시대의 본격화 여부"라면서 "향후 글로벌역학관계, 즉 신냉전시대가 본격화된다면 글로벌공급망 혼란이 더욱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적 리스크가 장기화 하더라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다수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장악과 연준의 강력한 긴축이 겹치면 지난 2018년 12월(코로나 펜데믹)과 유사한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면서도 "설사 러시아-우크라이나 문제가 장기화 되더라도 주식시장의 영향이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단기엔 불확실성을 반영하지만, 장기엔 펀더멘탈(기업이익) 영향을 반영한다"며 "과거에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대부분 단기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그동안 전쟁 이슈가 주식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코스피도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상반기 중 횡보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수 차원에서 기대할 것이 희박해 업종과 종목 중심의 장세가 연출될 전망이다. 시장 내부에 불안심리가 잔존해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안정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면서 "약세 국면에서 시장 민감도가 낮고 실적 전망이 양호한 반도체, 운송, 유통, 음식료 등으로 매기가 이동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영향은 초기 반응 이후 제한될 전망"이라면서 "지정학위기 발발 시 흔히 목격되는 '금융시장 충격→ 정책대응→ 위험자산 급반등'의 패턴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향후 사태의 전개양상과 인플레이션 영향 등에 대한 추가적인 관찰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이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 군사 인프라와 방공시설, 군용 비행장, 비행기 등을 무력화하기 위해 '고정밀 무기'를 사용해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CNN,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또 "러시아 군은 우크라이나 도시에 미사일이나 포격을 가하지 않았다"고도 성명을 통해 전했다. 우크라이나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우크라 시민을 위협하는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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