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선관위 주관 첫 대선 후보 TV토론
윤 "성남시장 때 부정부패" "법카 공급 횡령" 돌직구
이, 김만배·정영학 녹취록 적힌 패널 들고 조목조목 읽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이상 왼쪽부터)가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당 안철수, 정의당 심상정,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이상 왼쪽부터)가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제공)

[스페셜경제=강영기 기자]  "이 후보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에 관해 이야기를 하시는데, 언론에 연일 나오는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공금 횡령 의혹에 대해선 말씀을 안 하신다"(윤석열 후보)

 "그 말씀을 하시니 이것을 준비했는데 안 보이려다가 꼭 보여드려야겠다.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윤석열은 원래 죄가 많은 사람이야',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이거 들어봤느냐. 김씨의 검찰 녹취록이다"(이재명 후보)"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6일 앞으로 다가온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첫 초청 TV토론회에서 설전을 벌이며 강하게 부딪혔다. 윤 후보가 이 후보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비판하자, 이 후보는 "내 카드면 윤석열 죽어"라고 적힌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 간 대화 녹취 내용이 담긴 패널을 꺼내들고 읽는 등 서로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첫 토론에서 윤 후보에게 "민주주의 위기는 경제 위기를 불러온다. 경제를 고민한다고 하면서 '정치 보복하겠다', '검찰 키워서 국물도 없다, 이런 소리를 했다"며 "국민 갈등시키고 증오하게 하면, 민주주의 위기가 곧 경제 위기를 불러온다는 말에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윤 후보는 "자꾸 제가 안 한 이야기를 (했다고) 저렇게 거짓말을 한다"고 반박하는 등 강하게 맞받았다. 

이 후보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핵심은 (북한과) 군사적 대치다. 그것 때문에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며 "(윤 후보가) 불필요하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한다고 하고, (북한을) 선제타격 한다고 하니 리스크가 올라가서 미국에서 전쟁 위험을 걱정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게 바로 경제를 망치는 것"이라며 "의견을 말해보라"고 압박했다.

윤 후보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하면서 하신 부정부패에 대해서 제대로 법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이고, 그것이야말로 경제발전의 기초"라며 "거기에 대해 한 말씀 해보시죠"라고 역공에 나섰다.

이 후보는 "딴 이야기하지 말고 답을 하라. 답을 먼저 하라"고 거칠게 몰아세우자, 윤 후보는 "엉뚱하게 답하고 내빼는 데에는 이 후보가 선수 아닌가. 남이 안 한 이야기를 갖고"라고 응수했다.

이 후보는 "무슨 이야기를 안 했는가. 그런 식으로 거짓말하지 말라. 상습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느냐"며 강하게 반발했고, 윤 후보는 "국민이 아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남녀 성평등' 문제를 놓고도 충돌했다. 이 후보는 "얼마 전에 우리나라에 구조적 성불평등, 성차별은 없다고 말하면서 이것은 개인의 문제라고 했다"며 "(여성이) 승진, 급여, 보직에서 엄청난 차별을 받는 게 사실인데 정말 무책임한 말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윤 후보가 다른 생각을 하다가 잘못 말한 건 아니냐"며 "사과할 의향은 없는가"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그 질문에 말씀을 많이 드렸기 때문에 굳이 (구체적으로) 답변할 필요가 없다"며 "집합적 남자, 집합적 여자의 문제보다는 개인 대 개인 문제로 바라봐야 피해자와 약자의 권리와 이익을 훨씬 더 잘 보장해줄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 당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공약인 '디지털 데이터 경제 방안'에 대해 조목조목 캐물었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생각하는 디지털 데이터 경제가 무엇이냐", "그중 무엇이 제일 핵심이냐"고 압박 질문을 했다.

윤 후보가 "5G나 데이터가 신속하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과 이것들이 전부 클라우드에 모여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하자, 안 후보는 "그건 하드웨어 쪽이지 데이터 인프라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이어 "정부 데이터 개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윤 후보가 "정부 데이터는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있고 보안사항도 있는 것 아니냐"고 답변하자 어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 후보는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운영 목표 중 하나가 공공데이터 공개"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 윤 후보가 확실한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구성하면 저절로 공공데이터가 공유되게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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