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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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부의 자택으로 배달된 음식값 지불에 경기도청 산하 최소 5개 국(局)·실(室)의 업무 예산이 동원된 정황이 드러났다. 코로나 방역대책, 노사협력 등에 써야 할 예산이 이 후보 음식 값으로 전용(轉用)됐다는 의혹이다.

이재명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7급 공무원에 채용돼 이 후보 집안 심부름과 도청 법인카드 유용을 직접 수행했다고 지난달 폭로했던 A씨는 작년 4월 13일~10월 5일 자신이 결제·취소한 개인 카드 영수증 10장을 10일 추가 공개했다. 이를 포함한 A씨 카드 영수증을 본지가 경기도 각 부서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과 비교한 결과, 동일 사용처와 동일 금액의 ‘A씨 개인 결제·취소 → 법인카드 결제’ 사례가 6건 확인됐다. 법인카드 결제는 모두 개인 카드 취소 당일 이뤄졌다고 A씨는 밝혔다.(조선일보)

A씨가 음식 값을 지불하는 등 지사 부인의 일로 보이는 데에 사용된 법인 카드는 A씨가 상급자인 총무과 5급 공무원 배모씨로 부터 받은 1장이었다.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결제 방법으로 결재된 도청 공용 카드는 최소 5개부서의 예산으로 집행됐다. 집행 내역은 ‘방역대책’ ‘노사협력’ ‘지역상생’ 등 다양한 용도였다.

A씨는 경기도청사가 있는 수원이 아닌 분당 수내동 지사 개인 주택 근처에서 대부분 결제 했다. A씨는 해당 지출 발생 하루 전 같은 식당에서 개인 카드로 같은 금액을 결제했다가 다음 날 취소하고 공용 카드로 다시 결제하는 편법을 썼다. A씨가 이 후보 집에 배달할 포장 닭백숙을 구매해 배 씨 휴대전화로 배씨에게 ‘인증 샷’을 전송하자 “음식을 경비실에 맡겨두라”는 지시도 받았다.

이 사실을 처음 제보한 A씨는 이재명 후보의 반응에 따라 점점 더 많은 결재 내역을 여러 차례 내 놓았다. 김혜경 후보 부인이 직접 기자회견을 연 뒤에는 ‘그 많은 음식을 누가 다 먹었느냐’며 10건의 추가 결제 내용도 공개했다.

A씨가 동아일보에 추가 공개한 카드 결제 내역에 따르면 성남시 베트남음식점과 한우전문점, B초밥전문점, 복어전문점, 백숙전문점, 중식당 및 수원시에 있는 C초밥전문점 등 식당 7곳에서 총 11건을 자신의 카드로 결제했다. 금액은 7만9000∼12만 원씩 총 111만8000원이다.

음식 주문 외에도 공무원 A씨가 심부름을 한 것은 제사 음식, 정육점 쇠고기 구매, 대리진찰이 의심되는 약품 심부름, 운전, 아들 입원 심부름 등 헤아릴수록 창피한 심부름이 많다.

물론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이긴 하지만 증빙 서류를 모두 갖추어 내놓은 것으로 보아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국민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한 것은 젊은 공무원인 A씨가 이 후보의 개인 집에 들어가 살림 챙기기를 한 것이다. 냉장고, 식탁, 옷장 정리 등을 한 뒤 이것을 사진으로 전송하여 입증까지 했다. ‘사과를 여유 있게 넣어두었고 양복 셔츠도 채워두고, 속옷 양말도 밑장 빼기로 채워 두었습니다’라는 인증 문자까지 보내야 했다. 사진 전송만 한 것이 아니었다. 어느 살림 도우미가 이렇게 착실하게 살림을 맡아 줄 수 있겠는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김혜경씨의 역성을 들어주는 기자회견에서 ‘나도 비서 시켜 약 사온다’고 하면서 대리 약 처방이나 심부름이 무슨 대수냐 하는 식이었다.

송영길 대표는 집권여당의 대표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고 공식적인 비서실을 거느린 사람이다. 일이 바쁠 때는 비서가 약국 다녀올 수도 있다. 누가 나무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김해경 씨는 공인이 아니다. 지사의 부인일 뿐이다. 경기도청의 전 직원이 이재명 지사의 휘하라고 해서 부인의 비서나 심부름꾼이 될 수는 없다.

무슨 권한으로 국민의 공복인 도청 직원을 개인집 가사 도우미처럼 부린단 말인가. 더구나 그 비용까지 비겁한 편법을 써서 국민의 세금을 가로채기 한 것 아닌가.

김혜경씨는 ‘몰랐다’ ‘비서실 직원이 한 일이다’ 하고 발뺌을 하지만 믿을 국민이 얼마나 될까? 송영길 대표는 믿어 줄지 모르겠다.  myswoo@nate.com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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