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독일 이어 유럽 두 번째 큰 웹툰 시장

[스페셜경제=선호균기자] 국내 웹툰 3사가 유럽 최대 시장인 프랑스에서 플랫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먼저 진출한 네이버웹툰의 뒤를 이어 카카오와 NHN도 프랑스 웹툰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국내를 넘어 유럽에서도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프랑스 만화작가 나타차 라토(25)가 인스타그램에 단편 만화를 업로드하다가 네이버웹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디지털 만화 콘텐츠로 세계에 제공됐다. (Asialyst 제공)
프랑스 만화작가 나타차 라토(25)가 인스타그램에 단편 만화를 업로드하다가 네이버웹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디지털 만화 콘텐츠로 세계에 제공됐다. (Asialyst 제공)

네이버웹툰은 지난 2019년 12월 프랑스어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유럽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유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네이버웹툰 프랑스어 버전이 지난해 2월부터 3월까지 구글플레이 만화 카테고리에서 다운로드 1위를 달성하면서, 프랑스에 한국 만화가 인기를 얻고 있음과 동시에 프랑스 만화가 웹툰 콘텐츠로 세계에 공급됐다. 

지난해 9월에도 네이버웹툰은 프랑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화 부문에서 매출과 다운로드 수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웹툰이 투자한 콘텐츠퍼스트의 태피툰 역시 프랑스 구글플레이 만화부문 매출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태피툰은 네이버웹툰이 지난해 3월 콘텐츠퍼스트의 지분 25%를 확보하면서 사업 제휴와 콘텐츠 확보를 위한 플랫폼이다. 전 세계 190여 개국의 500만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네이버웹툰이 프랑스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프랑스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웹툰이 프랑스 구글플레이 만화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프랑스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는 12위를 기록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웹툰은 국내에서 인기를 누린 ‘여신강림’과 ‘재혼 황후’를 통해 각각 62만명, 34만명의 프랑스 구독자를 확보했다. 지난해 7월부터는 총 상금 7만7000유로(1억원)의 프랑스 웹툰 공모전을 개최했다. 대상 수상자는 1만5000유로(2000만원)의 상금과 네이버웹툰 프랑스어 서비스에서 정식 연재 특권을 받았다. 아마추어 작가를 양성하는 캔버스(CANVAS) 시스템으로 프랑스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이다. 이는 네이버웹툰이 철저한 현지화 원칙으로 세계 웹툰 시장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김솔 네이버웹툰 프랑스 서비스 리더는 “프랑스는 독일 다음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만화 시장 규모를 자랑할 정도로 글로벌 웹툰 생태계 구축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시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일본 만화 플랫폼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카카오재팬의 사명을 카카오피코마로 변경하고 프랑스를 거점으로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재팬은 지난해 9월 프랑스에 피코마 유럽 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카카오재팬은 일본에서 검증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과 일본 시장에서 확보한 디지털 망가 콘텐츠를 포함해 프랑스 현지 만화를 디지털로 변환해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피코마는 일본에서 디지털 만화, 웹소설, 한국 웹툰 콘텐츠 등을 제공하며 론칭 4년 3개월만인 지난해 7월 일본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비게임앱 부분 매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전자 만화 노벨 서비스 ‘피코마’의 스마트폰용 앱이 지난해 12월 7일 센서 타워(Sensor Tower)가 발표한 세계 모바일 앱 시장 조사에서 국내 만화 앱 서비스의 App Store(북 카테고리)와 Google Play(코믹 카테고리)의 합계 결과 연간 판매 1위를 획득했다. (카카오피코마 제공)
전자 만화 노벨 서비스 ‘피코마’의 스마트폰용 앱이 지난해 12월 7일 센서 타워(Sensor Tower)가 발표한 세계 모바일 앱 시장 조사에서 국내 만화 앱 서비스의 App Store(북 카테고리)와 Google Play(코믹 카테고리)의 합계 결과 연간 판매 1위를 획득했다. (카카오피코마 제공)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피코마는 프랑스에 유럽 지사를 설립하면서 유럽 지사 대표로 델리툰 운영업체인 델리툰SAS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했던 김형래씨를 선임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15년 델리툰에 합류해 6년간 근무하면서 프랑스에 한국형 웹툰을 소개하는 업무에 매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장점은 어릴 적부터 프랑스에 거주했기 때문에 프랑스 문화 자체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고 한다. 

델리툰은 지난 2011년 프랑스어권에서는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형 웹툰 플랫폼이다. 2016년부터는 한국 웹툰을 프랑스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시작했고, 2020년에는 키다리스튜디오의 투자를 받아 자회사로 편입됐다. 

김재용 카카오재팬 대표는 “유럽 출판만화 시장이 디지털만화로 전환되는 추세 속에 프랑스가 유럽 콘텐츠 시장의 중심지로 떠올라 전 세계 플랫폼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프랑스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NHN도 자회사 코미코를 통해 웹툰 플랫폼 ‘코미코’를 서비스하고 있다. 프랑스를 거점으로 삼고 유럽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포켓코믹스’ 브랜드로 프랑스어 서비스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켓코믹스는 NHN코미코가 서비스하는 영문판 플랫폼이었지만 최근 프랑스어로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그동안 NHN은 지난 2013년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대만, 태국,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웹툰 서비스를 진행해왔고 누적 다운로드 수는 4050만 회에 달한다. 지난 2019년에는 중소 웹툰 플랫폼인 저스툰을 인수 합병했다. 

NHN코미코 웹툰 ‘레이디 투 퀸’ OST ‘Now I‘m the Queen’ 앨범 커버 (NHN 제공)
NHN코미코 웹툰 ‘레이디 투 퀸’ OST ‘Now I‘m the Queen’ 앨범 커버 (NHN 제공)

NHN코미코는 지난해 11월 웹툰 ‘레이디 투 퀸’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과 뮤직비디오 형태로 포켓코믹스 영문서비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바 있다. 코미코의 인기작 ‘레이디 투 퀸’은 황후였던 언니의 비극을 막고자 과거로 돌아간 여동생 페트로지아의 사랑과 복수를 그린 로맨스 판타지물이다. 같은 이름의 웹 소설을 원작으로 웹툰이 제작돼 완성도 높은 작화와 스토리 연출로 랭킹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김일경 NHN코미코 사업본부 이사는 “앞으로도 코미코는 인기 웹툰을 기반으로 다양한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시도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견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NHN코미코는 프랑스 콘텐츠 시장에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작품을 연재하고 각종 이벤트 서비스를 함께 진행하면서 아직 과금 문화가 익숙지 않은 프랑스 이용자들이 쉽고 간편하게 웹툰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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