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의 ‘탈원전’ 무엇이 문제인가(11)

언론인,소설가.
언론인,소설가.

대통령후보 4명의 합동 토론회가 40% 가까운 시청률을 보이면서 많은 유권자의 관심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RE100’을 둘러싼 논쟁이 주목을 끌었다.

이재명 후보가 RE100이란 시청자들에게 다소 생소한 단어를 들이대자 윤석열 후보가 ‘그게 뭐냐’고 되묻는 일이 일어났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여러 가지 반응을 보였다. 쉬운 우리말 ‘재생 에너지 100% 사용’이라고만 해도 알아들을 말을 구태여 어려운 단어를 쓴 것은 마치 장학 퀴즈를 연상하게 했다는 반응도 있고, 국제적 현안으로 아주 중요한 문제인데 그것을 모르고 대통령이 되려고 하느냐는 반응도 보였다.

이재명 후보가 일부러 혼자 공부한 단어를 불쑥 내밀어 윤석열의 ‘무지함’을 드러내 보이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았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그 단어 모른다고 대통령 임무 수행에 지장이 있겠느냐는 것이 보통의 상식일 것이다.

어쨌든 RE100, Texonomy, 또는 녹색연료체계라고도 표현되는 이 문제는 탄소중립을 향한 산업시설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유럽에서 가장 격렬하게 논쟁을 불러오던 텍소노미 계획에 EU는 최종적으로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만약 가스와 원자력 발전을 포함시키는 결정을 내리면 국제 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EU 국가도 있었으나 법안이 통과되었다.

유럽의 경향과는 달리 문제인 정부는 작년 말 K-Texonomy 계획에 원자력 발전을 제외하기로 방침을 세워 놓았었다.

그러나 유렵이 이런 결정을 내리자 문재인 정부 내에서도 1년 동안 시험 실시를 한 뒤 재고하자는 안이 나오기도 했다.

숙제를 다음 정부로 넘기자는 속셈이다.

탈원전 공약을 내세우고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원전 퇴출 정책을 무리하게 펼쳐왔다.

그러나 임기 말에 이르자자 서슬이 시퍼렇던 ‘탈원전’이 점점 탈색되어 가는 느낌을 준다.

올 들어 한국 원자력이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또한 한수원은 러시아에서 300억 달러에 수주한 원전 프로젝트 중 터빈 부분, 약 1조원대의 수주 단독 협상자로 선정 되었다. 세계 최고의 한국 원전이 5년동안 겨우 이 정도냐는 말이 나온다.

작년까지 문재인 정부 4년여 동안은 해외 원전 ‘0’를 기록했다. 자국에서는 위험하다고 폐기 시키면서 다른 나라보고 안전하니 사라고 하는 정책이 먹힐 리가 있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때 “한국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경제성과 안전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회담하면서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상업운전까지 성공적으로 수행 한 일이 있어 우리가 사우디 원전 건설의 최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1년 전에도 헝가리를 방문했을 때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문대통령은 국내에서 탈원전을 추진하는 것과는 달리 수출로 원전 기술과 인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야노시 헝가리 대통령은 “원전 에너지 사용 없이는 탄소중립(Texonomy)이 불가하다는 것이 양국 공동의향”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7년 영국 원전 사업 추진은 중국을 제치고 우선 협상자로 선정되었던 지위마저 잃어버렸다.

엇박자가 계속되어온 한국의 원전 산업은 K-Texonomy에서 완전 제거됨으로써 싹이 잘리고 말았다.

그나마 1년간 시험적으로 운영한 뒤 재고한다고 말해 다음 정권이 결정하도록 해 놓은 것은 천만 다행이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국이라는 사실을 망각하는 정책을 정부가 펴고 있다”며 “텍소노미의 목적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고,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인데 이 두 가지 목적을 다 상실한 꼴”이라고 말했다.(조선일보)

지금 대통령 후보들은 앞 다투어 공약을 날마다 쏟아내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5년 전 함부로 내놓은 ‘탈원전’ 공약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똑똑히 보아야 한다. myswoo@nate.com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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