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의 ‘탈원전’ 무엇이 문제인가(10)

언론인,소설가.
언론인,소설가.

후꾸시마 원전 사고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지진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냉각수 펌프가 멈추게 되어 냉각수가 순환하지 못해 고열이 발생했다. 이 H2O는 고열로 수소(H2)가 산소와 분리되면서 보일러의 벽체에 사용된 지르코늄 성분과 합성하면서 다량의 수소를 생산하고, 이 수소가 건물 공간에 가득 차게 되어 폭발한 것이다. 따라서 핵연료가 분열하면서 타고 있는 보일러가 터져 방사능이 유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량의 방사능은 유출되지 않았다. 연료봉이 타고 있는 원자로가 폭발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냉각수에서 방사능이 유출 된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한가?

매우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원자력 발전 전문가가 아닌 추리작가지만 2009년에 원자력 발전소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 <신의 불꽃>을 쓴 일이 있다. 소설을 쓰기위해 근 한 달 동안 고리원자력 발전소 등 원전 현장 취재를 하면서 공부를 했다.

그 때 얻은 지식에 의하면 한국형 원자로는 그리 쉽게 폭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일본과 다른 점은 후꾸시마 원전은 같은 건물 안에 보일러와 터빈이 있지만 우리 원전은 보일러와 터빈이 다른 건물에 있기 때문에 설사 수소 폭발이 일어나도 안전하다.

한국형 원자로의 보일러는 다섯 겹의 보호용기로 둘러싸여 있다. 그 중에 물과 부딪쳐 수소를 발생시키는 제르코늄은 보일러의 다섯 겹 벽 중 제2벽에 있기 때문에 수소 발생도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 경주시 양남면 소재.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 경주시 양남면 소재.

한수원이 한국 원전은 안전하다는 보고서를 문재인 정권 5년 말기에 국회에 제출했다. 원자력 전문가는 다 알고 있는 사실을 이제야 들고 나온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탈원전’ 선언을 하면서 내놓은 6개항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고서이다.

① 한국 원전은 안전하다. ②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능 양은 엑스레이 촬영의 10분의 1 수준이다. ③ 40여 년간 사고 한 번도 없이 운영했다. ④ 2050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전 역할이 중요하다. ⑤ 한국 원전은 안전 여유까지 더해 내진 설계되어 지진이 나도 충분히 안전하다. ⑥ 국내 원전은 가압 경수로 형 원전으로 후쿠시마 원전과 설계 특성상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 보고서는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한 2017년의 문 대통령의 선언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원전이 안전하지도 않고 저렴하지도 않으며, 친환경적이지도 않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고도 했다.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한 말이었다. 한국 원전이 후쿠시마와 다르기 때문에 지진이 나도 후쿠시마 같은 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한 말이다. 원전이 다른 발전 수단보다 비싸다는 말도 맞지 않다.

한수원은 지진에 취약하다는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는 ‘통계상 한반도에서 발생 할 수 있는 진도보다 강한 지진에도 버틸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원자력 안전 법에 따라 반경 320km 이내 부지 조사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최대 지진 력을 산정하고, 이에 안전 여유를 더해 설계했으므로 지진으로부터 충분히 안전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수원은 미국 지질 조사소, 일본의 기상청 자료를 근거로 1978년 이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한국은 10회, 미국 568회, 일본 4546회 발생했다는 수치를 제시했다.

한수원이 탈원전을 정면으로 반격하는 보고서를 낸 데는 국내외의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여당 대통령 후보가 ‘감원전’이라는 이상한 단어를 들고 나와 사실상 탈원전을 수정하는 태도를 보인 것도 한 원인일 것이다. 최근 유럽연합(EU)에서 한국과 달리 원자력발전을 친환경 에너지로 분류한 데 자극을 받았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환경부는 ‘한국형 녹색분류체계’에서 원자력을 제외한 것을 더 묵과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제 4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무리한 선거공약 “탈원전‘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myswoo@nate.com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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