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역 표지판 모습. (뉴시스)
강동역 표지판 모습. (뉴시스)

[스페셜경제=원혜미 기자] 재정난에 시달리던 서울교통공사가 을지로3가와 신용산 2개 역을 대상으로 ‘역명 병기’ 판매에 나선다. 공사는 지하철역 이름 옆이나 밑 괄호 안에 인근 기관이나 기업, 학교, 병원 등 이름을 함께 표기하는 대신 사용료를 받고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4일 “을지로3가역과 신용산역을 대상으로 역명 병기 유상 판매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8월 을지로4가, 노원, 뚝섬, 역삼, 발산, 내방 등 8개 역을 대상으로 역명 병기 유상판매를 위한 공개 입찰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업자 선정 과정을 거쳐 을지로4가역은 '을지로4가(BC카드)'로, 역삼역은 '역삼(센터필드)'으로, 내방역은 '내방(유중아트센터)'으로 역명이 함께 표기됐다.

당시 경매 시초가는 역삼역이 2억3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을지로 4가역도 2억2000만원부터 경매가 시작됐다. 가장 낮았던 역은 내방역으로 6000만원에 그쳤다.

공사 측은 역명 병기 사업으로 연평균 약 25억원의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6년 처음 시작된 역명 병기 사업은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가 합쳐져 서울교통공사로 출범한 뒤에는 추가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매년 적자가 누적되고 코로나19로 승객이 줄어들면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공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역명 병기 사업을 재추진하게 된 이유다.

공사에 따르면 2016년 3850억원이던 당기순손실은 2017년 5254억원, 2018년 5389억원, 2019년 5865억원으로 늘어나다 지난해엔 1조1137억원으로 껑충 뛰며 1조원대에 진입했다.

공사 측은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다년간 동결된 지하철 요금과 연간 수천억원에 이르는 무임수송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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