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내년 하반기 메타버스 플랫폼 정식 출시
소비자 "K뱅크, 카카오페이 잘 쓰고 있는데...왜?"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2021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에 참가,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 구축에 앞서 파일럿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킨텍스에서 진행된 디지털 메타버스 박람회에서 △신한 SOL 베이스볼 파크 △신한 메타버스 컨퍼런스 홀 △GS25 X 신한 스토어 등을 소개하고 금융체험 서비스를 진행했다.(이재형 기자)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2021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에 참가,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 구축에 앞서 파일럿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킨텍스에서 진행된 디지털 메타버스 박람회에서 △신한 SOL 베이스볼 파크 △신한 메타버스 컨퍼런스 홀 △GS25 X 신한 스토어 등을 소개하고 금융체험 서비스를 진행했다.(이재형 기자)

[스페셜경제=이재형기자] '메타버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폭발하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공간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가상의 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다른 사용자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소통할 수 있는 3차원 가상세계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App Annie)'는 2022년 전세계 소비자들이 메타버스 모바일 게임에 31억달러(약 3조6000억원) 이상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게임회사 넷마블은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메타버스 VFX 연구소'를 설립한다. 모바일 게임 회사 컴투스는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인 '더 샌드박스(The Sandbox)'와 부동산 가상거래 메타버스 기업 '업랜드(Upland)'에 투자했다. 

전세계적 메타버스 열풍에 국내 금융권도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에 출사표를 던졌다. 가상공간에서 게임을 통해 아이템을 획득하고 실제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 등도 마련했다. 다만 신한은행이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은 파일럿(정식 서비스 출시 전 시험 발표) 단계에 있고 구체적인 서비스를 선보이지 않아 소비자들의 반응은 다소 냉담해 보였다. 메타버스와 은행업무를 연결하는데 가상환경과 아바타는 너무 번거롭다는 의견이 나온다. 향후 신한은행은 정식 메타버스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입장이지만 그 서비스가 금융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지 단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2021 디지털 대전환 엑스포'에 참가, 메타버스 기반 플랫폼 구축에 앞서 파일럿 서비스를 선보였다.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킨텍스에서 진행된 디지털 메타버스 박람회에서 △신한 SOL 베이스볼 파크 △신한 메타버스 컨퍼런스 홀 △GS25 X 신한 스토어 등을 소개하고 금융체험 서비스를 진행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내년 상반기 메타버스 플랫폼 베타테스트(시험출시)를 하고 하반기에 정식으로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청사진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가상환경에서 서비스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예를들어 야구나 축구 등의 승률과 연동되는 ETF(특정 지수의 성과를 추적하는 인덱스 펀드) 등을 메타버스에 접목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행사가 진행 중인 27일 토요일 오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은 한산했다. 그럼에도 은행과 메타버스를 연결짓는 서비스에 대한 호기심으로 참가자들은 꾸준히 신한은행 전시 부스를 찾아 여러 내용을 질의했다. 고령층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높아 보였다.  다만 이 서비스가 어떻게 금융과 연결된다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부스를 방문한 이후에도 여전한 듯 보였다.

부스에 전시된 태블릿 모바일을 이리저리 조작해 보며 관심을 나타낸 김 모씨(50대·남)는 "메타버스가 실제 금융생활에 어떻게 적용될지 궁금해서 부스를 찾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설명을 들어보니 '가상환경에서 아바타를 통해 돈을 이체하는 등의 서비스도 가능하다'라고 하는데 현재 K뱅크나 카카오페이 등 앱으로 간편하게 은행업무를 보고 있다"며 "가상환경에선 아바타를 통해 은행업무를 한다는 컨셉이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시 신한은행 부스를 찾은 양 모씨(50대·남)는 "기사를 통해 메타버스를 많이 접했는데 사실상 기존에 있던 것들을 재포장한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층들에게는 새로운 것들을 접하는게 재미있을지 몰라도 고령층에서는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어렵다"며 "평소 금융거래 빠르고 쉽고 간편하게 하는 걸 좋아해 은행업무 앱을 사용하는데 메타 버스는 새롭게 배워야 할 것 같고 뭔가 복잡할 것 같아 크게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진행된 '신한 베이스볼 파크 국가대표 응원전'.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 이벤트에는 2만여명의 동시접속자가 메타버스에 올라 탔다. 이들은 편을 나눠 게임을 하고 이긴 측이 아이템을 받아 커피나 치킨 쿠폰을 받아갔다.(이재형 기자)
지난 7월 진행된 '신한 베이스볼 파크 국가대표 응원전'.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 이벤트에는 2만여명의 동시접속자가 메타버스에 올라 탔다. 이들은 편을 나눠 게임을 하고 이긴 측이 아이템을 받아 커피나 치킨 쿠폰을 받아갔다.(이재형 기자)

신한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메타버스 서비스는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이들의 관심을 끌어 시간이 지나서도 신한은행이 이 고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서비스에 '게임' 요소가 가미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 7월 진행된 '신한 베이스볼 파크 국가대표 응원전'에는 2만여명의 동시접속자가 메타버스에 올라 탔다. 이들은 편을 나눠 게임을 하고 이긴 측이 아이템을 받아 커피나 치킨 쿠폰을 받아갔다.

박람회에 참석한 한 '2030 MZ세대'는 이 서비스를 크게 매력적으로 느끼지 않았다. 자신을 개발직군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게임을 즐겨한다고 소개한 이 모씨(30대·남)는 "원래 롤(리그오브레젼드) 등 RPG(역할극게임)를 즐겨 했던 사람들에게 메타버스는 크게 새롭게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GS25 X 신한 스토어' 화면을 가리키며 "대장장이 역할을 하는 NPC(논플레이어캐릭터)에 GS25 점원의 옷을 입혀 놓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이 씨는 "가상환경이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적 요소와 편리하고 신속한 금융이라는 요소를 함께 잡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 신한은행 내부의 치열한 논의가 전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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