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매매·전세 수요…주담대 증가세 안 꺽여"

국내 한 시중은행.(뉴시스 제공)
국내 한 시중은행.(뉴시스 제공)

[스페셜경제=이재형기자] 올해 3분기 말 가계 빚이 1844조를 기록하며 또다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당국의 대출규제의 영향으로 전체 가계 빚  증가폭은 감소했지만 부동산 투자 열기로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23일 '2021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올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액수다.

3분기 가계 빚은 전분기보다 36조7000억원(2.0%) 늘어 증가폭이 2분기(43조5000억원)보다 축소됐다. 반면 1년 전과 비교하면 163조1000억원(9.7%) 늘어 지난해 3분기(109조원)와 비교해 증가폭이 확대됐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기타대출은 정책 당국과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의 영향을 받아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반면 주택담보 대출은 실수요 성격이 강하고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집단대출 취급도 확대 되면서 주택 담보 대출이 전 분기보다 더 확대됐다"고 말했다.

가계신용에서 비중이 가장 큰 가계대출은 1744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보다 37조원(2.2%) 늘면서 2분기(41조원)보다는 증가폭이 둔화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59조원(10.0%) 증가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902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1조1000억(2.4%) 늘어 2분기(12조4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송 팀장은 "예금은행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증가했는데 올해 들어 주택 거래가 이어지면서 주택 매매, 전세 수요가 지속했고 2분기에 기승인 된 주담대 대출도 늘면서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했다"며 "반면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축소 등 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전 업권에서 대출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인데다 3분기에 상대적으로 정책 모기지 취급 규모가 크게 늘어나지 않은 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46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보다 8조2000억원(2.4%) 늘어 2분기(9조1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축소됐다. 비은행예금취급 기관의 주담대는 2조8000억원 늘어난 101조8000억원으로 집계돼 2017년 2분기(3조2000억원) 증가 이후 최대폭을 나타냈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도 496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7000억원(1.6%) 증가해 2분기(19조6000억원) 보다 증가폭이 크게 줄었다.

송 팀장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이 주택금융공사 등에 이관됐는데 기타금융기관은 주금공의 정책 모기지론 양수액이 줄면서 주담대 증가폭이 2분기 10조9000억원에서 3분기 1조500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며 "반면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주담대 증가폭은 4조8000억원에서 16조4000억원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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