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서비스 2018년 7월 이후 계속 적자 기록
민간 항공기 정비 수주 전체 5% 불과...미래 암담
“항공 산업 특성 무시한 지적...흑자전환 오히려 2년 앞당겨”

한국항공서비스(주)(KAEMS) 공장 전경.  (KAI 제공)
한국항공서비스(주)(KAEMS) 공장 전경.  (KAI 제공)

[스페셜경제=임준혁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의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KAEMS)가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항공서비스(KAEMS)는 KAI가 약 9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 항공정비(MRO) 자회사다. KAEMS가 연초 대비 수주 잔고도 줄어든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될 경우 국내 MRO 시장에서 (KAEMS의)지위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AEMS는 매출 51억원에 순손실 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34% 늘었으나 순손실은 10% 줄었다.

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제주항공 여객기 정비 물량을 수주한 2019년 2월을 기점으로 11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는 74억원으로 이미 작년 연간 순손실액(70억원)을 넘어섰다.

KAEMS는 2018년 7월 KAI 등 7개 기업이 총 1350억원을 출자해 경남 창원에 설립한 MRO 전문 기업이다.  KAI는 당시 897억원을 투자해 KAEMS 지분 66.4%를 소유하고 있다. 이어 한국공항공사가 19.9%, 경남은행이 5.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AEMS의 주요 고객인 제주항공도 지분 0.7%를 갖고 있다.

KAEMS는 창사 당시 국내 및 아·태지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MRO 수요를 흡수한다는 포부를 내놨다. 지난해 11월에는 300억원을 들여 1만6151m²(4885평) 크기의 신규 정비동까지 세웠다. 앞으로도 총 2000억원을 투자해 격납고 추가건설, 창고, 부품정비동 등의 산업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하지만 창사 포부와 달리 KAEMS 수주 잔고 내역을 보면, 민수 항공기 중정비 비중은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9월 말 기준 KAEMS의 수주 잔고 321억원 가운데 민수 기체 중정비 수주 잔고는 17억원(5.1%)이었다. 수주 잔고의 절반 이상인 164억원(51%)은 미 F-16 기체 창정비에서 발생했다. 해당 정비 물량은 KAI가 2017년 10월 미 공군으로부터 수주한 F-16 정비 물량 중 일부다. KAI가 제작해 판매하는 국산 헬기 수리온 정비 물량도 116억원(36%)을 차지했다. 사실상 정비 물량 대부분을 모회사인 KAI에 의존하는 모양새다.

항공업계에선 KAEMS가 자체적으로 민수 항공기 정비 물량을 대량으로 수주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비용항공사(LCC) 사장을 역임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인건비가 비싼 탓에 B747급 비행기를 연간 80대 이상 정비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KAEMS의 모회사인 KAI 관계자는  “항공우주 관련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고 사업 초기에 많은 투자가 수반된다”며 “이러한 산업 특성상 창사 후 7년 되는 시점인 오는 2025년까지는 손실을 입는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KAEMS는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이고 사업이 계획보다 안정화 되고 있어 당초 7년에서 앞당겨 2023년부터 흑자 전환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즉, 사업이 안정화 단계에 이르고 고도화되기 까지 약 5~10년 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얘기다. 항공관련 산업은 전략적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군용 수리온헬기를 비롯해 경찰·해양경찰·소방·산림청헬기 등 민간 항공기 정비 수주물량 50대를 내년에는 100대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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