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TSMC·UMC·ASE·글로벌웨이퍼스·마이크론·웨스턴디지털 등

[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 미국 연방정부가 전 세계 반도체 제조사 67개 기업에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한 반도체 상위 10개 품목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객사 정보를 비롯한 민감 정보는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에서 시장 점유율 1위인 대만은 자국내 반도체 기업이 기밀 정보를 제외한 자료를 美 정부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를 비롯해 4위 업체 UMC도 자료 제출에 동참했고, 반도체 패키징 테스트업체인 ASE와 반도체 웨이퍼 생산업체 글로벌웨이퍼스도 美 정부에 자료를 제출한 것이다. 

미국 내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도 美 정부에 반도체 자료를 제출했다. 마이크론은 D램 세계 3위 업체이고, 웨스턴디지털은 일본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중국 반독점 당국의 승인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양산에 돌입한 14나노 EUV DDR5 D램과 이달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한 SK하이닉스 전시부스 LED 조형물 ‘메모리 반도체’ (사진 왼쪽부터)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양산에 돌입한 14나노 EUV DDR5 D램과 이달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한 SK하이닉스 전시부스 LED 조형물 ‘메모리 반도체’ (사진 왼쪽부터)

국내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도 美 정부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했지만 고객사 정보와 관련된 내용 등 중요 정보 자료를 제외했다. 제출 자료 항목의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삼성전자 측에서 직접 미국 정부에 입장을 전달해 조율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객사 관련 정보는 계약시 오픈하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美 상무부에 입장을 전달하고 제출 자료 항목에서 제외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고객 정보 등 민감 내용을 제외함은 물론 재고량 정보 자료를 품목별 현황에서 산업별 현황으로 자료를 재구성해 美 정부에 제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오늘 아침 美 정부가 요청한 자료를 제출했다”며 “고객사와 신뢰 관계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잘 조처했다”고 답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美 정부가 향후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9일 러만도 미 상무장관이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료가 충분치 않다면 추가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한게 이를 반증한다. 이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정부 대표로 문승욱 산업부 장관이 9일(현지시각) 미국을 방문해 러만도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현 상황을 개선하는데 있어 양국의 장단기적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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