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로 치열한 경쟁 끝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선출되었다. 앞으로 5개월 동안 유력 후보인 이재명 전 지사와 운명의 결투가 남아 있다.

여야 두 사람 외에도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새물결의 김동연 후보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국민들의 관심은 아무래도 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에 쏠릴 것이다.

두 사람은 닮은 점이 많다. 또한 장점도 약점도 닮은 점이 많다. 우선 두 사람의 닮은 점을 보자.

첫째 두 사람 모두 ‘여의도 정치인’이 아니다. 국회의원 경력이 없다. 이재명 후보는 성남시장과 경기 지사를 거치면서 행정 경험은 쌓았지만 정치인으로는 신인에 불과하다. 이 점은 윤석열 후보의 경우는 더욱 분명하다. 검사로 출발하여 검찰총장으로 끝났으니 정치인이나 행정가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

두 번째 유사한 점은 가족사와 가족에 얽힌 도덕적 문제이다. 이재명 후보의 형과 형수를 향한 부도덕의 극치 같은 폭언은 동방예의지국을 무색하게 했다. 수신제가(修身齊家)도 못하면서 치국(治國)을 제대로 하겠느냐는 것이다. 또한 여배우와의 스캔들과 연관된 진실 공방도 만만치 않다.

윤석열 역시 부인과 장모에게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장모가 구속되기도 하고 부인이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또한 부인의 경력 문제나, 학위문제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본인 문제로 국민들의 입방아에 오른 것과는 물론 차이가 있다.

그러나 닮은 점 중에 장점은 유의해서 볼만하다.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를 얻은 이재명 후보의 정면 돌파 정신이다. ‘이재명은 한다’로 표현한 추진력은 주목을 많이 받았다.

이 점은 윤석열의 뚝심과 비교할 만 하다. 자신이 말했듯이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정면 돌파로 헤쳐 나왔다. 돌파력으로 말하면 이재명 후보와 막상막하라 할 만하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은 사법적인 문제가 꼬리를 달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사태’와 윤석열의 ‘고발 사주’ 꼬리다. 그중에서도 줄기차게 특검을 요구받고 있는 ‘대장동’은 이 후보에게 커다란 숙제다. 워낙 사태가 심각해서 후보의 지위에까지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두 사람은 전략의 차이도 있다. 전략이라고까지 할 것은 없지만 아주 사소한 문제에서 두 사람의 차이를 읽을 수 있다.

윤석열이 어린 시절 사진을 SNS에 올리자 이재명 후보도 뒤따라 올렸다. 그런데 윤석열 후보의 사진은 컬러에다가 옷도 고급처럼 보이는 화려한 옷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흑백 사진에 싸구려로 보이는 옷을 입은 모습이었다. 이재명 후보의 이 사진은 원래 컬러 사진이었는데 컬러를 흑백으로 손질함으로써 자라온 환경이 가난에 찌든 빈한한 가정 출신을 나타내고자 한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뒤에 윤석열 후보의 반려견과 사과 사진은 크게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이재명 후보는 전략의 디테일화에 성공했고, 윤 후보는 깎지도 않은 커다란 사과를 반려견 앞에 들이미는 사진이었다. 타이밍을 잘 못 맞춰 비난을 받긴 했지만 디테일한 전략의 부재로 실패한 케이스였다.

두 사람은 당내 경쟁에서 승리는 했지만 앞날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두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은 물론 검사 생활만 해온 윤석열 후보가 쉬울 수도 있다. 그러나 칼자루를 쥔 사람이 집권 세력이니 대항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선 이재명 후보의 숙제는 당내의 화합문제다. 경선 과정의 근소한 표 차이가 반대파의 깨끗한 승복을 얻지 못했다. 대충 봉합된 상태로 출발은 했지만 계속해서 잡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에 비해 윤석열 후보는 상대가 ‘깨끗이 승복한다’고 말했듯이 무리 없이 ‘원팀’이 이루어 질 것 같다.

여야 투 톱 후보는 불꽃 튀는 득표전이 시작되겠지만 서로 정치 외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가족이나 본인의 약점이 승패를 가를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번 서울, 부산 시장 선거에서 네거티브 공격이 완패하지 않았던가.

이제 국민의 눈이 높아졌다. 국민은 사람 볼 줄 알기 때문에 더 나은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myswoo@nate.com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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