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놈앤컴퍼니·등 인수 행보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배지수 지놈앤컴퍼니 대표.

[스페셜경제=선호균기자] 장내 미생물 조절로 질병을 치료하는 플랫폼 기술인 '마이크로바이옴'이 난치 치료의 벽을 허물 구원투수로 주목받으며 귀한 몸이 되고 있다. 최근 관련 기업들에 대한 인수합병(M&A) 혹은 연구개발(R&D) 투자 사례가 쏟아지면서 이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체내 유익균을 인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질환 치료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기능을 한다. 아직 이렇다 할 상용화 사례는 없지만, 최근 개발 단계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날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바이옴 핵심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했거나,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한 국내 사례가 우후죽순 쏟아졌다.

국내 대기업 혹은 중소형 바이오기업이 마이크로바이옴 벤처를 인수했거나, 국내 바이오벤처가 미국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생산시설을 인수하는 등 관련 사례만 지난해 말부터 5건이 넘는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단어로, 체내 존재하는 수 많은 미생물과 이에 대한 유전자를 의미하는 유전정보인 게놈(Genome)을 합친 용어으로도 일컬어진다.

예컨대, 어떤 마이크로바이옴 약물은 체내서 대사체를 분비해 장 주변의 면역세포 활성도를 높여 약효를 내는 작용을 한다. 개인의 장내 환경에 따라 어느 약물이 큰 효과를 낼 지에 대한 연구 등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맞춤형 의약품 개발에 특화된 기술이 되기도 한다.

시장규모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204개로 알려졌다. 지난 2018년 기준 시장규모는 5630만 달러(약 624억원)에 불과했지만, 앞으로 3년 뒤인 2024년에는 93억8750만 달러(약 10조8660억원)로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 지놈앤컴퍼니는 일찌감치 다국적제약사들과 손잡고 신약개발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반을 다지고 있다. 

현재 미국 화이자사와 독일 머크사와 함께 관련 신약(GEN-001)을 개발 중인 가운데, 지난 8일에는 미국 자회사를 통해 현지 마이크로바이옴 및 톡신 CDMO(위탁생산개발) 기업인 리스트랩을 인수한다고 공개했다. 지놈앤컴퍼니는 2700만달러(약 318억원)에 리스트랩 지분 60%를 사들일 예정이다.

지놈앤컴퍼니는 리스트랩의 독자 운영을 유지하면서 자사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중 일부를 리스트랩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리스트랩은 c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관리 역량과 의약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지놈앤컴퍼니의 설명이다.

지놈앤컴퍼니는 연매출 100억원을 일으키는 리스트랩의 생산역량을 현재 200리터(ℓ)의 3배가 넘는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VC 업계 관계자는 "지놈앤컴퍼니의 미국 생산공장 인수는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연구개발 이외 위탁생산 사업만으로도 연간 300억원 규모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