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우리와 다르다

언론인,소설가
언론인,소설가

무더위가 계속되자 전력소모가 폭발적으로 일어나 블랙아웃의 공포도 우리의 걱정꺼리가 되었다. 정부는 전력부족에 대비해 원자력 발전소 3기를 조기 투입하기로 비상 대책을 세운 것 같다. 공공기관 절전에 이어 월성 1호기와 3호기, 신고리 4호기까지 조기 가동 지시를 내렸다. 문재인 정권의 선거공약이라는 명분으로 줄기차게 밀고 오던 ‘탈원전’이 무색하게 되었다.

탈원전의 명분이 된 영화 한편과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 사고에 대해 다시 한 번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쓰나미 피해가 엄청난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원자로도 폭발하여 전 세계가 비탄에 쌓였다. 2011년 3월 12일에 후꾸시마 1호기가 폭발한데 이어 14일 3호기가 폭발하고 2호기도 15일 폭발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남은 4.5.6호기도 폭발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이 보도의 ‘원자로가 폭발했다’는 것은 정확한 용어가 아니다. 폭발은 원자로, 즉 핵연료가 타고 있는 보일러(핵연료 격납고)가 폭발했다는 뜻은 아니다. 핵 보일러가 폭발한 것은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 같은 것을 말한다.

일본의 경우 격납고 주변의 수소폭발로 핵 연료봉 용기인 보일러 벽체가 손상되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기는 했지만 원자로 자체의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의 후꾸시마 1, 2, 3호기 등은 보일러가 아닌, 건물 내의 수소 가스가 폭발한 것이다.

이 폭발로 한 건물 안에 있는 보일러가 터진다면 대량의 방사능 유출을 막을 수 없다. 겹겹이 쌓여있는 격납고가 터진다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원자로는 보일러 속의 핵분열을 이용해 고열을 얻게 되고 이 고열로 물을 끓여 증기를 만든 뒤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게 되는 것이 원자력 발전소의 가장 간단한 구조설명이다.

일본의 경우 격납고(보일러) 내의 물이 모자라 핵 연료봉이 노출되기는 했어도 용기 밖으로 튀어나오지는 않았다. 다소의 방사성 물질이 이때 누출 된 것이다.

만약 우리나라의 원자로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면 방사능이 유출될 확률은 전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원자로 구조 자체가 일본과 우리는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원자로의 구성은 핵폭발로 열을 일으키는 보일러를 통과해서 나오는 파이프의 기체화된 물을 이용해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도록 되어있다.

이때 증기로 변한 기체를 냉각시켜 물로 환원시킨 뒤 그 물을 다시 보일러 속으로 보내 덥혀서 증기로 만들어오고, 다시 식혀서 보일러로 보내고... 이런 작업의 되풀이로 발전이 계속된다.

그런데 후꾸시마의 경우 지진으로 인해 충격을 받은 냉각수 펌프가 멈추게 되어 냉각수가 순환하지 못해 고열을 발생하게 하였다. 이 H2O는 고열로 수소(H2)가 산소와 분리되면서 보일러의 벽체에 사용된 지르코늄 성분과 합성하여 다량의 수소를 생산하고, 이 수소가 건물 공간에 가득 차게 되자 폭발한 것이다. 따라서 핵연료가 분열하면서 타고 있는 보일러가 터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량의 방사능은 유출되지 않는다.

나는 원자력 발전 전문가가 아닌 추리작가지만 2009년에 원자력 발전소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 <신의 불꽃>을 쓴 일이 있다. 소설을 쓰기위해 근 한 달 동안 고리 원자력 발전소 등 현장 취재를 하면서 공부를 했다.

그 때 얻은 지식에 의하면 한국형 원자로는 절대 폭발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구나 일본과 다른 점은 후꾸시마 원전은 같은 건물 안에 보일러와 터빈이 있지만 우리 원전은 보일러와 터빈이 다른 건물에 있기 때문에 설사 수소 폭발이 일어나도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우리 원전은 3중회로 방식이다. 돔의 열기로 데워진 파이프가 밖으로 나와 다른 관을 간접으로 데워 주고 이 간접 회로의 물이 증기로 바뀌어 터빈을 돌린다. 터빈을 돌리고 난 증기는 다시 다른 파이프의 냉각수로 식혀서 바다로 내보낸다. 일본의 2중회로 방식보다 회로가 하나 더 있어서 그 냉각회로가 폭발해도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는다는 절대적인 장점이 있다. <계속> myswoo@nate.com

* '열돔 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력 예비율이 8년만에 '초 비상상황'입니다. 정부 '탈 원전' 정책이 전력수급의 불안요소 및 원인이라는 시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상우의 세상읽기>는 여름철 전력수급의 올바른 이해와 판단을 돕기 위해  '탈원전 정책' 문제점을 시리즈로 짚고 있습니다. 

이상우

언론인이며 소설가.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파이낸셜뉴스, 일간스포츠, 스포츠서울, 굿데이 등에서 편집국장, 대표이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일간신문을 창간한 언론인. 역사, 추리 소설가인 저자는 세종대왕 이도, 신의 불꽃 등 4백여 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