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수 총괄사장 대표이사직 포기
사외이사 1명→4명, 산하위원회 신설
ESG경쟁력 및 내부 감사 기능 강화

▲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제공=삼양식품)
▲ 서울시 성북구에 위치한 삼양식품 본사 전경 (사진제공=삼양식품)

[스페셜경제=김성아 기자] 삼양식품이 새로운 도약을 위해 이사회 재구성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양식품은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재정비하고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신설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주총에서 삼양식품은 정태운, 진종기 대표이사 2명에 그쳤던 사내이사를 4명으로 늘리고 1명이던 사외이사 또한 4명으로 대폭 늘려 이사회 내 힘의 균형을 맞출 방침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부터 지금껏 상법상 최소 이사회 인원인 3명으로 이사회를 꾸려왔다. 지난 2019년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이 50억원 횡령 혐의로 실형을 받고 부인인 김정수 대표이사 또한 집행유예로 형을 선고받으면서 사내이사에서 전 회장과 김정수 대표가 빠지고 사외이사 한명도 임기만료로 전주용 이사 한 명만 남았기 때문이다.

오는 주총에서 김정수 전 대표는 사내이사에 새로운 자격으로 선임된다. 단 대표이사직은 포기하기로 했다. 이사회 재편의 방점이 ESG와 준법경영 경쟁력 강화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선택으로 분석된다. 김정수 전 대표는 총괄사장직으로 사내이사에 선임될 예정이다.

임기가 남은 진종기 대표는 자리를 계속 잇는다. 임기 만료인 정태운 대표만 재선임될 예정이다. 새롭게 선임될 사내이사는 연세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삼양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문용욱 고문이다.

▲ 삼양식품 신임 사외이사 후보 프로필 (사진제공=삼양식품)
▲ 삼양식품 신임 사외이사 후보 프로필 (사진제공=삼양식품)

사외이사 또한 전주용 전 이사의 임기만료로 네 자리 모두를 새로 선출한다. 삼양식품은 이사회와 경영진간 상호 견제와 균형을 위해 독립성이 검증된 회계, 법무, 재무, 인사 분야 전문가들로 각 후보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다양성 확보를 위해 여성 사외이사 후보도 포함됐다. 인사 분야 전문가인 강소엽 HSG 휴먼솔루션그룹 동기과학 연구소 소장이 그 주인공이다. 이외 회계 분야에서는 홍철규 중앙대 교수(회계학 박사)가, 법무 분야는 정무식 변호사, 재무 분야는 이희수 회계법인 예교지성 대표가 각 후보에 올랐다.

오너 일가를 대표이사직에서 빼고 사외이사 확대에 이어 여성 이사까지 선임하며 경영 혁신에 나선 삼양식품의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삼양식품은 이사회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균형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산하에 ESG, 준법경영과 관련한 위원회를 신설해 상호 견제에 더 힘을 싣겠다고도 했다.

ESG위원회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관련해 지속가능한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평가하는 ESG 전담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감사위원회는 회사 업무와 회계 전반을 감독하는 내부감사기구 역할을, 보상위원회는 등기임원에 대한 성과 평가와 보상 수준을 결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이사회의 균등한 권력을 위해 설립된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을 받은 후보자 중에서만 사외이사를 선임할 수 있어 사외이사 독립성 유지의 기반이 된다.

이 중 ESG위원회 위원장은 김정수 총괄사장이 맡게됐다. 김정수 총괄사장은 대표이사를 포기하고 ESG위원장을 수행함으로써 삼양식품의 ESG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 위원에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인 홍철규, 정무식, 이희수 후보가 선임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26일 주총에서 신규 이사회가 꾸려지면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이사회의장을 선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SG위원회 이외 위원회 구성도 이때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여진다.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재정비를 통해 ESG경영과 준법경영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라며 “올해를 ESG경영 원년으로 삼아 환경보호, 사회공헌, 지배구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과를 창출해 기업 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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