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지병’ 이유로 청문회 불참 통보했다가 역풍
최 회장 취임한 2018년 이후 사건사고 대폭 늘어
“3년간 1조를 더 투자해 노후안전시설 개선할 것”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관련 청문회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스페셜경제=오수진 기자]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참석해 진땀을 뺏다. ‘허리 지병’을 이유로 청문회 불참을 통보했던 최 회장이 환노위의 지적에 참석으로 방향을 선회하자 여야 의원들에게 질타를 맞은 것이다.

여야 환노위 의원들은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최 회장을 향해 “대국민 생쇼다”, “최 회장이 낸 진단서는 보험 사기꾼이 내는 진단서” 등으로 포문을 열었다.

최 회장은 고개를 숙이며 최근 연이은 사망 사고 발생에 대해 국민, 유가족 등과 불출석 사유서에 대해 “생각이 짧았다”며 사과했으나 비판은 피해갈 수 없었다. 허리 지병에 대해서는 “평소 디스크가 있었고 무리하면 힘들다”고 해명했다.

앞서, 최 회장은 포스코에 취임한 2018년 이후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아 국감대에 서게 됐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항제철소 재해 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년 2건에 불과했던 재해사고가 2018년 11건, 2019년 43건, 2020년 21건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최 회장에게 “허리는 괜찮나”라고 묻고 최 회장이 “괜찮다”라고 답하자 “허리가 아픈 것도 불편한데 기계에 압착돼서 죽으면 얼마나 괴롭고 아프겠나”라며 꼬아 말했다.

최 회장이 불참 통보와 함께 제출한 진단서에 대해서는 “‘요추의 염좌 및 긴장’ 진단서는 보험 사기꾼들이나 내는 진단서”라며 “포스코가 이사께서 내실만한 그런 진단서는 아니라고 본다“고 일침을 가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우리는 손톱 밑에 가시만 들어가도 아프다고 아우성인데 이렇게 사망하신 산재 근로자들에 대해선 목이 메여 말이 안나온다”며 “머리가 끼어 사망하고, 산소 결핍으로 4명이 질식사하고, 화재와 폭발 발생으로 사망 등 이게 최근 3년간 회장님이 취임 후 포스코에서 일어난 사고다 느끼는바가 없나”라고 질책했다.

최 회장은 하청업체 노동자의 주요 산재 사고 원인으로 제철소의 노후 시설을 꼽으며 앞으로 3년간 1조원 가까이 투자하겠다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

노웅래 의원은 “44명은 5년간 포스코에서 사망한 근로자 숫자. 7143건은 5년동안 포스코가 산재관련 법을 위반한 숫자”라며 “포항제철소에서만 13명이 죽어나갔지만 처벌은 고작 벌금 2500만원”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이어 “지난 8일 포항제철소 사망사고로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유가족을 만난적 있나. 조문간적이 있나”라고 묻자 최 회장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노 의원은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 이건 대국민 쌩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모두 이게 거대한 설비에 끼어서 죽은 사고다. 기본적인 안전 규정이나 기계가동만 중지했어도 다 살 수 있는 그런 목숨”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도 주유할 때 자기 목숨 아까워서 시동을 끄면서 돈 몇 푼아끼려고 중장비 시동을 안꺼 새파란 젊은이들이 죽는게 온당한가. 양심이 있나”라며 “본인 자동차는 시동을 끄면서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개탄했다.

포스코가 안전대책에 투자하겠다던 1조원의 대한 내역서를 제출하지 않는 것도 짚었다. 최 회장은 제출했다고 말하자 노 의원이 “우린 못 받았다. 아무것도 제출한 것이 없다”고 말하자 최 회장은 묵묵부답으로 대응했다.

이어 “포항제철소는 여의도 면적 3배넓은 지역”이라며 “지난 3년동안 1조원을 투자해 그런 부분을 고쳐오고 있으나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있다. 앞으로도 노후는 지속될 것이니 3년간 1조를 더 투자해 노후안전시설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년동안 5천만원을 투자하던 것을 (제가) 취임 후 앞으로 1조원을 더 늘려 계속해서 신속히 안전시설물을 보수하게 된다면 산업재해를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래서 제가 자신있게 무재해작업장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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