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함영주·박성호·박진회 등 ‘4파전’
“조직 안정 꾀할 후보”…힘 실리는 ‘연임론’

(왼쪽부터)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사진제공=각사)
(왼쪽부터)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사진제공=각사)

 

[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하나금융 차기회장 최종후보가 4명으로 좁혀졌다. 내부 후보 3명, 외부 1명이 각축을 벌이는 가운데, 김정태 현 회장의 연임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전날 회의를 열고 회장 최종후보군 4명을 확정했다.

내부 후보로는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이, 외부 후보로는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이 포함됐다.

회추위에서는 지난 1월부터 내부 9명, 외부 5명 등 총 14명의 후보군을 놓고 면밀한 심층 평가를 거쳐 최종 후보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후보들의 비전 및 중장기 경영전략, 기업가 정신, 경력, 전문성, 글로벌 마인드, 네트워크 등 사전에 정한 세부 평가기준에 따라 개별 후보를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성복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숏리스트를 확정했으며, 선정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김정태 회장 4연임 가나

회추위가 후보 선정에 ‘조직 안정’을 중요하게 판단한 만큼 김정태 현 회장의 연임에 무게가 쏠린다.

김 회장은 당초 4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으나,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법적 리스크에 노출되면서 연임 도전에 나선 모양새다.

김 회장은 2012년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 이후 세 번의 임기를 거치면서 탁월한 경영 성과를 보였다. 특히 2019년 지주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에도 당기순익 2조6372억원을 거둬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임기동안 안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만큼 코로나19 등 위기상황을 극복할 적임자라는 평가가 다수다. 다만, 1952년생으로 현재 만 69세 나이는 약점이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이사의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다.

회사 입장에서는 김 회장이 연임하더라도 1년 뒤 또 한 번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남는다. 1년 안에 나머지 유력 후보의 법적 리스크를 털어버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에서는 회장 연임을 위해 내부규범을 개정하는 일은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함영주·박성호·박진회 등 쟁쟁

다른 내부 후보 중에 하나은행장을 거쳐 현재 지주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함영주 부회장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법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점은 약점이다. 하나은행장 시절 채용비리 혐의와 관련된 재판이 현재 진행 중이고,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행정소송도 선고가 미뤄지고 있다. 각각 오는 3월과 4월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박성호 부행장은 이번 레이스에 최대 ‘다크호스’로 꼽힌다. 박 부행장은 디지털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 박 부행장은 하나금융의 IT전문기업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를 거쳐 현재 하나은행의 디지털리테일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밖에 하나은행 경영관리본부장, 하나금융지주 그룹전략총괄, 자산관리그룹장, 하나은행 인도네시아법인장 등 전략·글로벌 분야에서도 다양한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다.

다만, 1964년생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나이,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떨어진다. 금융지주 회장 중 60년대 생은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유일하다.

유일한 외부후보인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은 30년 넘게 씨티은행에 근무하면서 ‘살림꾼’ 역할을 했다. 최고운영책임자(COO) 수석부행장, 기업금융그룹장을 거쳐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씨티은행장을 맡아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았다.

특히 임기 동안 씨티은행 지점을 통폐합하고 자산관리에 집중하는 등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부진한 실적 등을 이유로 지난해 씨티은행장 3연임 도전에 포기하고 임기 도중 용퇴한 것을 두고 구설에 올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최종 선정된 후보 면면을 봤을 때 아무래도 김정태 회장의 연임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하나금융 안팎으로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며 김 회장이 연임 도전에 나선 것 아니겠느냐”며 “다른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지만, 지금으로선 연임이 유력해 보인다”고 말했다.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에 대한 심층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주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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