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매출 4조1567억원, 영업익 4560억원 돌파
카톡 락인 효과…광고·커머스 매출 72% 폭풍성장
콘텐츠, 해외 비중 50% 이상…거래액도 79% 증가
김범수의 ‘선한 영향력’ 확대…‘함께 성장하는 기업’ 실천

카카오 판교 오피스 내부 전경 (사진=카카오)
카카오 판교 오피스 내부 전경 (사진=카카오)

[스페셜경제=변윤재 기자] 카카오가 올해 한층 강화된 카카오 생태계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디지털 콘텐츠 영역에서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이에 올해에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ESG 경영(환경·사회·지배구조)를 통해 양적·질적 성장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특히 IT기업으로 진화를 이끌 콘텐츠 영역의 경우, 해외 이용자가 늘면서 거래액이 증가했다. 덕분에 국내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뗄 기회를 잡으면서 카카오는 자사가 보유한 IP를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해 본격적으로 세계 신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효자’ 카카오톡…광고·커머스 매출 견인 

카카오 비즈보드 (사진=카카오)
카카오 비즈보드 (사진=카카오)

9일 카카오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매출 4조1567억원, 영업이익 4560억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121%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 성적을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됨에 따라 IT기업들이 좋은 성적을 달성한 가운데, 카카오 역시 매출 4조원을 달성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취합한 증권업계 전망치 평균은 매출 4조128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이었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카카오톡이다. 4600만이 이용하는 모바일 플랫폼인 카카오톡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광고 노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 카카오의 판단은 적중했다.

특히 카카오톡 광고의 주축인 비즈보드는 성과형 광고라는 특성 덕분에 지난해 12월 기준 일평균 매출 10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2배 성장했다. 저비용으로 광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데다, 이용자의 취향을 반영되기 때문에 특정 소비자를 겨냥한 마케팅도 가능하다. 여민수 대표는 “(비즈보드는) 카카오톡 플랫폼에 광고 기술을 접목, 이용자 관심사에 가장 가까운 광고, 클릭할 만한 광고를 보여주며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적은 금액으로도 효율 높은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즈보드의 성장은 자연스럽게 채널 활성화로 이어졌다.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브랜드의 카카오톡 채널과 친구를 맺는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카카오톡 채널 매출도 전년과 비교해 42% 늘었다. 

선물하기·톡스토어·메이커스 등 커머스 또한 카카오 효과로 순항했다. 카카오는 명품 등을 기존보다 낮은 가격에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소비자에 파고들었다. 뷰티와 식품, 리빙, 명품으로 상품군을 늘렸고, 대한민국 동행세일이나 지자체·공공기관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해 ‘취향 저격’ 라인업으로 차별화했다. 배재현 수석부사장은 “카카오톡은 사람들이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이용하는 퍼스트 앱이므로 톡 채널을 통해 상품 정보를 많은 사람들에게 가장 빨리 전달할 수 있다”며 “이커머스 시장의 후발 주자이긴 하나, 이용자 입장에서 취향을 반영하는 상품을, 판매자는 재고 부담을 덜고 가격 경쟁을 하지 않고도 우수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점으로 카카오커머스는 이커머스 시장에 안착하면서 이용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월 활성 이용자수(MAU)는 선물하기 2173만명, 톡스토어 1289만명, 메이커스 606만명에 달했다. 

이에 거래액도 증가했다. 지난해 커머스 거래액은 총 64% 증가했는데, 선물하기와 메이커스 서비스가 각각 52%, 60% 성장한 데 이어 톡스토어는 무려 292% 성장했다. 여 대표는 “톡스토어와 톡딜에서 한 달 내 재구매하는 고객의 비중이 각각 62%, 73%로 매우 고무적인 성과를 기록했다”며 “활성 이용자수와 구매 빈도, 구매 단가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카카오톡의 락인효과로 인해 톡비즈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72%나 성장, 1조1178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도 26.8%를 차지하며 비중이 높아졌다. 

반면 포털 영역은 주춤했다. 검색광고를 포함한 매출은 9% 감소한 477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카카오 생태계 안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광고 상품을 개편한다. 여 대표는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도 카카오 계정 기반의 원 플랫폼(One Platform) 안에서 크로스셀링을 적극적으로 하기 위해 키워드 광고 플랫폼을 새롭게 열 예정”이라며 “올해 톡비즈 매출은 전년 대비 50%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충분히 달성하리라 본다”고 자신했다. 이와 함께 오는 3월부터 회원가입·구매·예약 등과 같은 서비스를 카카오톡과 연계해 선보이고, 다른 상품이 노출된 지면도 비즈보드와 통합할 계획이다. 

‘국내기업 그만’…콘텐츠로 세계 공략 본격화

카카오M이 제작한 오리지절 콘텐츠들 (사진=카카오M)
카카오M이 제작한 오리지절 콘텐츠들 (사진=카카오M)

지난해 카카오의 호실적을 또다른 축은 콘텐츠였다. 게임과 유료콘텐츠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인 결과, 전년 대비 23% 증가한 2조10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게임 매출은 가디언 테일즈와 엘리온 출시로 25% 늘어난 4955억원을 기록했다. 유료콘텐츠는 카카오재팬과 카카오페이지의 IP 거래액 증가로 78% 증가한 5280억원을 달성했다. 여기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이용이 늘면서 카카오M의 드라마, 오리지널 콘텐츠와 같은 영상 콘텐츠 매출은 6% 증가,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탰다. 

카카오를 흐뭇하게 만든 것은 유료콘텐츠였다. 실적 외에도 세계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콘텐츠 영역에서 해외 비중은 전체의 50% 이상으로 확대됐다. 여 대표는 “글로벌 플랫폼 거래액은 전년 대비 79% 성장한 7694억원을 기록했다”며 카카오재팬의 경우, 연간 거래액이 183% 성장한 4146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7월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에서 매출 1위 디지털 만화앱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밝혔다. 배 수석부사장도 “일본의 만화시장은 현재 세계 2, 3위 규모인 미국과 중국을 합산한 것보다 두 배 이상 큰 시장”이라며 “(카카오재팬의) 픽코마가 쟁쟁한 플랫폼과 경쟁을 뚫고 양대 앱마켓 합산 기준 1위 플랫폼으로 올라선 건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오리지널 IP 유통을 전 세계로 확대한 결과, IP 통합 거래액이 전년보다 64% 성장한 5285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콘텐츠를 제작·유통하는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왔다. 북미 지역에서는 플랫폼과 IP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타파스 지분율을 40.4%까지 늘려 최대 주주의 지위를 확보했고, 영미권 기반 웹소설 플랫폼 레디쉬에 지분 투자, 신규 IP도 확보했다. 오는 3월에는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를 합병해 매출 1조원 규모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출범시킨다. 배 수석부사장은 “현재 타파스 전체 거래액 중 카카오페이지 오리지널 IP 비중은 약 46% 수준까지 확대됐고, 지난 연말 월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약 325% 성장하며 북미 유료 콘텐츠 시장에서도 카카오의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 공략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재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선봉장을 맡는다. 

우선 레디쉬의 스토리 IP를 카카오페이지의 노블코믹스와 결합해 다양한 형태로 선보일 계획이다. 또 중국, 동남아 주요 지역까지 플랫폼 확장을 추진한다. 카카오재팬은 일본 현지 파트너사인 카도카와와 함께 콘텐츠 수급을 병행하면서 자체적인 IP 벨류체인을 확장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이를 통해 올해 카카오페이지는 7000억원 이상을, 카카오재팬의 픽코마는 1조원 이상의 거래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시장 주도권 확보와 세계적 경쟁력을 제고하는 최전선에 선다. 배 수석부사장은 “웹툰, 웹소설, 음악, 영상 콘텐츠 분야의 기획, 제작, 투자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독보적인 IP 밸류체인이 완성됐고, 강력한 글로벌 IP 플랫폼 네트워크를 빠르게 구축하면서 전 세계 더 많은 이용자들과 접점을 형성해 나갈 예정”이라며 “드라마, 영화, 라이브 공연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전환·확장이 가능한 글로벌 슈퍼 IP는 물론, 카카오M 소속 아티스트들과 같은 톱 탤런트 IP가 결합돼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가지는 파급력과 시너지는 한층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장 동력 올리고 선한 영향력 극대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프랜즈 대표 캐릭터 라이언 (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카카오프랜즈 대표 캐릭터 라이언 (사진=카카오)

한편, 카카오는 올해 내실 있는 성장에 한층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모빌리티와 페이 등 신사업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신사업 부문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한 550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전국 1만6000대 가맹택시(카카오T블루)를 확보한 데 이어 기업전용 B2B 서비스로 순조롭게 성장했다. 카카오페이 또한 특히 결제와 금융 서비스가 높은 성장세를 지속하며 연간 거래액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67조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1136억원을 기록했고, 기존 금융권과 이마트 등 비금융권과의 협업을 넘나들며 확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배재현 수석부사장은 “그간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해온 페이, 모빌리티 사업의 구조적인 개선으로 연간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고 있다”며 “해당 사업부문에서 영업손실 우려는 완전히 해소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강조해 온 ‘선한 영향력’ 확대에도 집중한다. IT 선도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 강화와 위상 다지기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카카오는 사회적 문제 해결 동참을 위해 지난 1월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신설, 12대 실천 분야에서 80여개 과제를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 안에 세부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간할 계획이다.

이는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김 의장은 전날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여 대표는 “ESG경영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카카오의 존재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카카오만의 방식으로 사회 문제 해결, IT 생태계와 함께 성장, 디지털 사회 책임을 다하는 기업, 지속 가능한 지구 환경 조성에 앞장서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범수 의장의 결정으로 카카오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일이 더 나은 사회와 환경을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 우리 사회에 선진 기업 경영과 기부문화를 여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