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부적격 판단.."단순 말실수 아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정의당 단식농성장을 찾아 정의당과 사고 피해 유가족들에게 과거 ‘구의역 발언’에 대해 뒤늦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스페셜경제=원혜미 기자]노동자 비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변창흠 국토부장관 후보자가 ‘정의당 데스노트’에 이름을 올렸다. 변 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놓고 거대여당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가운데, 원내 3당인 정의당이 24일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서 임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상무위원회의에서 “청문회 과정과 국민 뜻을 종합해 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변 후보자의 청문 위원이다.

심 의원은 “변 후보자의 정책과 전문성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부적격’ 판단을 내린 것은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킨 그의 발언이 단순한 말실수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련의 문제 발언을 통해 드러난 후보자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저급한 인식과 노동인권 감수성 결여는 시대정신과 역행하고 국민 정서와 크게 괴리된다”며 “국토부 장관으로서 치명적인 결격 사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난시대에 생명과 인권에 대한 인식은 고위공직자 적격 심사의 대전제라는 것이 정의당의 확고한 당론이라는 점을 국민께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16년 서울 2호선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숨진 김군 사고를 언급하면서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며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김군)가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데스노트는 지난 20대 국회 당시 정의당이 임명을 반대한 정부 인사들이 연이어 낙마하면서 생긴 용어다. 이에 이번에도 변 후보자에 대한 정의당의 ‘부적격’ 결론이 지명철회나 자진사퇴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정의당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안경환(법무부)·조대엽(고용노동부)·박성진(중소벤처기업부)·조동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최정호(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데스노트에 올리며 줄줄이 낙마를 이끌어낸바 있다. 


이날 새벽까지 14시간 27분 동안 진행된 밤샘 청문회에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변 후보자의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을 이후로 ‘장관 부적격자’로 규정하고 임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변 후보자에 대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다고 판단한 데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성도 입증됐다며 ‘적격’ 판정을 내린 만큼 야당의 ‘부적격’ 의견과는 별개로 인사 청문 보고서가 적격으로 채택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토위 위원 30명 가운데 18명이 민주당으로 압도적인 의석수를 점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와 관련해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만약 임명을 강행하면 사법 절차를 밟겠다’고 한데 대해 “여러 가지 법적으로 (변 후보자가) 문제되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저희 위원회에서도 법적 조치를 할 계획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임명권자에 대한 문제제기보단 변 후보자 고발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이어 “형사고발을 불사하면서라도 이분은 안된다 입장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도 박 의원은 “그렇다”고 답했다.

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는 이날 결정된다.

 

스페셜경제 / 원혜미 기자 hwon611@sp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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