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에 쌓인 스티브 잡스 자서전 / 사진= 블로그


[스페셜경제] 저자에 의해 완성된 한 편의 원고가 한 권의 책으로 다시 태어나기까지는 무수히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편집자를 통한 교정 및 교열, 구성을 손보는 편집, 책 표지 디자인, 내부 디자인, 그리고 인쇄, 마지막으로 온오프라인 서점에 만들어진 책을 유통하기까지에는 전 공정에서 갖가지 변수도 발생하기 때문에 출간에 소비되는 시간과 비용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공정상의 난해함 때문에 책은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들만의 것이란 인식이 굳어졌다. 이는 좋은 아이디어와 기획을 가지고도 쉽사리 출판에 뛰어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들었다. 그나마 이러한 인식에서 자유로운 장르가 있다. 자서전과 에세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두 종의 장르는 형식과 표현에 있어서 자유로워 제도적인 출판계의 잣대에서 벗어나 본인의 의사와 하고픈 이야기를 보존하며 출간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서전은 작자 자신의 일생을 소재로 스스로 짓거나, 남에게 구술하여 쓰게 한 전기를 가리킨다. 개인의 인생을 솔직하게 풀어놓은 책인 만큼 자서전을 쓰는 이유도 개개인마다 모두 다르다. 누군가는 개인적인 기록의 의미로, 누군가는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또 누군가는 자신이 생각하는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파 혹은 폭로하기 위해 펜을 든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건사고는 쌓이고, 성공한 사람들의 수는 늘어나 그만큼이나 많은 자서전들이 출간된다. 하지만 몇몇의 자서전을 제외한 나머지 자서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그리 좋지 못하다. 한국의 출판사들은 입을 모아 돈이 되지 않는 장르라 말하고, 독자들은 신뢰할 수 없는 서적이라 평한다. 여타 다른 나라들 특히 서양문화권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다. 도대체 이와 같은 현상은 어디에서 기인된 것일까?
그것은 자서전의 부수적인 효과를 노린 몰지각한 인사들의 무분별한 사용 때문이다. 정치적·상업적으로 이득을 보기 위해 내용을 미화하고 과장하거나 새로이 창작해버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자서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이다. 자서전이 국민적 신뢰를 잃으니 자연스럽게 건전한 자서전 문화가 뿌리내리지 못해 귀감이 되는 자서전도 찾기가 힘들어졌다.
자서전의 미덕은 인지도를 높이고, 정치세력을 불리는 것이 아닌 좋은 선례를 남기고, 공감할 만한 덕을 쌓고, 자기계발과 맥을 함께 하는 데 있다. 자서전은 자기계발에 있어 가장 훌륭한 수단이다.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권선복 대표는 “모두가 자서전 한 권쯤은 가지고 있는 시대가 열렸다. 자서전은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이자 지나간 시대 상황을 개인적 입장에서 생생하게 증명해 주는 역사 교과서라 할 수 있다"며 "흔히 60대 이후의 사람들은 더 이상 기억력을 잃기 전에 지난 과거를 기록해두고 싶어 하는데, 이는 자신의 본성에 대한 자긍심과 더불어 지금껏 얻게 된 보람이자 깨달음이며 소망하는 바를 가족과 후대에 길이 남기는 아주 가치 있는 일이다”라며 자서전을 쓰는 인구가 증가하는 이유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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