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한국 조선사들이 지난해 수주 실적에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가운데, 그간 부진했던 해양 부문에서도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7일 조선업계와 해양 전문지 업스트림 등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발주한 마르잔 유전개발 프로젝트에 현대중공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다.


아람코의 발주는 설계부터 생산까지 이뤄지는 2개 해양 패키지 사업으로 공사비가 60~70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대중공업은 이탈리아 기업인 사이펨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중공업-사이펨 컨소시엄을 비롯해 인도 L&T-아부다비 NPCC 컨소시엄과 미국 맥더멋-중국 COOEC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입찰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이번 입찰에 성공하면, 지난해 10월 47개월 만에 해양 플랜트를 수주한 데 이어 새로운 수주 실적을 쌓게 된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현대중공업의 1건이 유일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이 선박 수주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도 지난해 수주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해양부문에서 부진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입찰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트가 여러 건이어서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다르리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인도 릴라이언스의 MJ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설비(FPSO)를 비롯해, 베트남 블록 비해양가스생산설비(CPF), 미국 셰브런의 ‘로즈뱅크’ 프로젝트,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 웨스트 및 자바자바 FPSO 등 해양 사업들에게 국내 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는 한 건 당 공사비가 10~20억달러에 달해 몇 건만 수주해도 실적에 파란불이 켜진다.


하지만 해양 부문은 변동성이 커 신규 수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액이 크고 기간이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의 특성상 안정적인 유가 수준에 대한 확신이 없으면 발주가 나오기 힘들다는 진단에서다.


김효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해양 부문의 발주는 유가가 높을 때 주로 나왔었다”며 “오일 메이저들이 해양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배럴당 유가가 50~60달러 이상으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저유가를 촉구하고, OPEC 등 산유국들은 감산을 추진하는 등 국제 유가의 향방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국내 조선사들의 해양 관련 인력들이 아직도 꽤 많이 남아있는 것을 감안하면 고정비 회수를 위해서라도 해양 수주를 받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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