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박숙자 기자]한국야구위원회(이하 KBO)에서 벌어진 사내 성추행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업무상 위력과 관련한 성범죄를 처벌하는 잣대가 과거보다 엄격해진 가운데 ‘위력’과 관련한 해석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무상 위력 추행 최대 징역 3년”… 실질적 형량 늘어날지 ‘귀추’


KBO에 따르면 KBO에서 근무하던 남직원 A씨와 B씨는 지난 10월 같은 소속의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에 KBO는 11월 말께 인사위원회를 열고 이 중 혐의를 인정한 A씨를 지난 17일 해고 조치했다.


KBO는 “업무상위력등에의한 추행 혐의에 대해 아직 법원의 판결이 나진 않았지만 당사자가 혐의를 인정하여 형사처벌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내규에 따라 A씨를 해임조치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8월에 발생했던 직원 간 술자리 성추행에 대해서도 해고조치로 일단락 했던 이력과 더불어 정작 정운찬 총재가 천명한 ‘클린 베이스볼’의 취지가 무색해 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직장 내에서 일어난 성추행의 경우, 특히 상하관계라면 통상적으로 성폭력특별법 상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죄가 적용된다.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의 처벌은 최근 한 차례 강화된바 있다. 지난 10월 미투법으로 불리는 성폭력특별법 개정안이 공포 되면서부터다. 개정안에 따르면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은 최대 징역 7년까지, '추행'은 최대 3년까지 형량이 상향됐다. 향후 업무상 위력과 관련한 성범죄에 대한 형량이 실질적으로 늘어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위력 행사 했는가의 문제”… 위력 여부 법률전문가와 살펴야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또는 간음과 관련한 사건은 올 한 해에도 수 차례 발생해 논란이 인 바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는 10차례에 걸쳐 자신의 수행비서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ㆍ추행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고, 연희단거리패의 창단자인 이윤택 감독 역시 연극계 내 영향력을 이용해 배우 8명을 24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안 전 지사의 사건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진 반면 이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법률전문가는 ‘업무상 위력’에 대한 해석이 사건의 결과를 좌우한다고 조언한다. YK법률사무소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업무상위력등에 의한 추행이나 간음의 경우 실제로 ‘위력’이 존재했는가에 대해 다툼의 소지가 많은데 안 전 지사의 경우 ‘위력’은 있었지만 이를 행사하지는 않았다고 바라본 점이 무죄 판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변호사는 “다만 최근 법원은 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사건에서 가해자의 의도보다는 피해자의 성적수치심 여부, 성적 행위에 관한 피해자의 동의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살피며, 특히 ‘업무상 위력’의 범위를 넓게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억울하게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를 받고 있다면 초기 단계부터 성범죄전담변호사 혹은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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