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선다혜 기자]31일 주한 미국 대사관이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방북한 4대 대기업에 직접 연락해, 대북 경제협력 사업 추진 상황에 대해 질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 9월 미국 재무부가 국내 7개 은행에 ‘대북제재 위반 관련 오해를 사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에 재계에서는 한국의 은행?기업에 대해서도 제재 위반 조사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날 미국 대사관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 회담 때 총수가 수행으로 방북한 4대 기업, 삼성, LG, SK, 현대차그룹 등의 대북사업 관련 담당자들과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서 미 대사관 관계자는 9월 방북 당시 북한에 경제협력 사업을 약속한 적이 있는지, 향후 대북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계획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재무부는 9월 말에도 국내 은행에 콘퍼런스콜을 통해 유사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은 ‘9·19 평양 공동선언’으로 남북 경제협력·교류가 속도를 내는 분위기에 대한 미국 측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문재인 정부를 통하지 않고 직접 국내 기업?은행에 연락해 대북제재 위반 여부를 점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로 인해 대북제재를 둘러싸고 한?미간 이견이 단적으로 표출되는 사례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미국에 국내 시중은행 중 한 곳이 대북제재 위반으로 제재대상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는 사설 정보지까지 떠돌면서 구체적 은행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대북정책에 대한 한?미 간 이견을 짐작하게 하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 정부 측은 ‘사실무근’으로, 일종의 가짜뉴스라고 선을 긋고 있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역시 “관련 내용을 국내 은행들에 문의한 결과,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며 “이와 같이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나 풍문을 유포하는 행위는 자본시장법상 금지돼 있는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자본시장조사단은 동 풍문 유포과정을 즉각 조사해 위법행위 적발 시 관련 절차를 거쳐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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