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윤성균 기자]올해 4분기 제조업체들의 경기가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내수가 부지한 가운데 글로벌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수출?내수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동반 하락한 모습이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00여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에 따르면 4분기 경기전망지수는 3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한 75로 집계됐다.


경기전망지수는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내다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대한상희는 “전반기까지 회복세를 보이던 기업체감경기가 하반기 들어 빠르게 위축되는 모양새”라며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내수침체 장기화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경기전망이 밝았던 수출 부문에도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빨간불이 켜지는 모습이다.


수출기업의 4분기 경기전망지수는 87로 3분기보다 6포인트 떨어졌고, 내수기업은 72로 3분기보다 13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한류 산업을 이끄는 화장품(108)과 의료정밀기기(102)만 기준치를 웃돌았다.


반면 우리나라 주력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부품(66)과 기계(69), 철강(70), 조선?부품(70), IT?가전(73), 정유?석화(74), 섬유?의류(74), 목재?종이(70) 등은 기준치를 한참 밑돌았다.


제조업체들은 ‘영업이익 목표치 달성아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62%가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제조업체 3곳 중 2곳이 경기 전망이 나빠 올해 실적 목표치를 채울 수 없다고 답한 셈이다.


이들 기업은 내수시장 둔화(79.3%)와 고용환경 변화(36.6%)를 목표치 미달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미·중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13.2%), 환율 변동성(12.6%), 기업 관련 정부규제(12.5%)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 기업의 72.5%는 최근 우리 경제가 ‘중장기 하향세에 있다’고 답했다. ‘일시적 경기 부진’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0.9%였고, ‘회복세 지속 혹은 전환기’라고 응답한 기업은 6.6%에 불과했다.


대한상의 자문위원인 조성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경기 체감이 단기적 위축보다 구조적으로 중장기적 생산성 하락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기업의 자유로운 사업 도전을 가로막는 규제를 대대적으로 혁신하는 등의 구조적 변화를 하루빨리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김문태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1~9월 전체 수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했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1.7% 감소하는 등 경제?산업 전반의 성장 역량이 약화돼 있다”며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규제혁파를 통한 신산업 육성 등 중장기적 추세를 반전시킬 만한 근본적 처방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산업연구원도 국내 591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기실사지수를 발표했다. 3분기 제조업의 시황과 매출의 전망지수가 모두 100을 밑돌며 전분기 대비 하락으로 전환했고, 4분기 전망 역시 부진이 점쳐졌다.


산업별로는 전망지수가 100을 넘어선 것은 반도체가 유일했다. 자동차(93), 조선기타운송(98) 등 운송장비가 소폭 상승했지만, 기계장비(79), 섬유(85), 전자(89), 철강금속(94) 등은 두 자릿수 하락하면서 제조업 전반에서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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