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후보가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국민대통합’ 행보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박 후보는 당 대선후보로서 첫 공식 일정에 나선 21일 오전 서울 국립현충원을 참배한데 이어 오후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현충원 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도 처음 참배했다.


박 후보의 봉하마을 방문은 전날 대선후보로 확정된 직후 전격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후보는 노 전 대통령 생전인 지난 2005~6년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로 있으면서 정치적 대척점에 서 있었다.


특히 박 후보는 2005년 9월 열린 청와대 회담에서 노 전 대통령의 거듭된 '대연정' 제안에 대해 "더 이상 얘기하지 말라"며 단칼에 거부하는가 하면, 선거구제 및 행정구역 개편, 부동산 정책, 교육 문제 등에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었다.


그랬던 박 후보가 이날 봉하마을을 방문키로 한 것은 앞서 후보 수락연설에서 밝힌 '국민대통합 실현'과도 무관치 않다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나아가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세(勢)를 넓히고 있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 등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에 대한 견제 의도가 담겨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날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로 지명된 뒤엔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선 국민의 힘과 지혜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큰 길에 모든 사람들이 기꺼이 동참할 수 있도록 나부터 대화합을 위해 앞장서겠다. 이념과 계층, 지역과 세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박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기존 지지층만으론 국정운영에서 '반쪽 대통령'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면서 "박 후보는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첫 과반 득표 대통령에 오름으로써 조기 레임덕과 같은 역대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직 대통령의 묘역 참배 행보가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박 후보는 앞으로도 국민대통합을 화두로 한 '광폭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집권 시절 피해자 등에 대해 전향적 자세를 취함으로써 '과거와의 화해'를 적극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박 후보가 이번엔 5년 전과 달리 집권 의지가 대단히 강하다"면서 "후보 수락연설에서 국민대통합이란 화두를 가장 먼저 제시한데도 새누리당만이 아닌 국민의 후보가 되겠다는 뜻이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 참배도 통상 야당 지도부나 대선주자의 몫이었다는 점에서 이날 박 후보의 참배는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김 전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세력인 호남 등도 껴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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