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정의윤 인턴기자]당신의 스마트폰이 별 다른 이유 없이 느려지고 발열 증상이 나타나고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면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다.

AFP통신은 21일(현지시간) 해커들이 일반 스마트폰에 무단으로 악성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암호화폐를 채굴하는 ‘크립토재킹’(cryptojacking)이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립토재킹은 암호화폐(cryptocurrency)와 납치(hijacking)의 영어 단어를 합성한 신조어로, 스마트폰, 컴퓨터와 같은 IoT(사물인터넷) 기기를 감염시켜 얻어낸 리소스를 암호화폐 채굴에 이용하는 사이버 공격이다.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컴퓨터로 암호를 풀어냄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는데 암호화폐의 수가 많아질수록 이에 소요되는 시간이 증가하도록 설계되어있다. 현재는 가격이 높은 암호화폐의 경우 암호해독 전문 고성능 컴퓨터로도 몇 달의 시간을 투자해야 풀 수 있을 정도로 암호의 난이도가 높아졌다. 혹은 대량의 컴퓨터로 막대한 전기를 소모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으나 이 경우 비용이 많이 든다.

그런데 해커들은 다른 사람들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있었다. IT보안회사 ESET에 따르면 최근 구글플레이의 인기 게임 ‘버그 스매셔’가 이용자의 기기에서 모네로라는 암호화폐를 은밀히 채굴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의 연산처리능력이 컴퓨터에 비해 떨어지지만 그 양이 늘어날수록 연산처리능력도 함께 좋아진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스마트폰에 심각한 피해가 끼칠 수도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스마트폰이 암호화폐 채굴에 동원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악의 경우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등 스마트폰이 수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고장 날 수가 있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같은 크립토재킹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많았다. 애플 자체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아이폰의 경우 애플이 앱을 더 치밀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해커들이 먹잇감으로 삼기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보호하기위해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전문가들은 비공식 경로로 앱을 다운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악성 앱을 설치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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