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지난 20일 오후 청와대 부속청사에서 영화 '허스토리'를 관람하고 있다. '허스토리'는 지난 1992년~1998년 6년 동안 위안부 치해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벌였던 ‘관부재판’ 실화를 소재로 한 민규동 감독의 영화다.

[스페셜경제=김영일 기자]해병대 상륙기동헬기인 마리온 추락사고와 관련해 청와대가 순직 장병들의 넋을 기리고 부상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기도 전에 ‘수리온(마린온 원형)의 성능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자랑한데 대해,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24일 “마치 마린온 기체는 문제가 없는데 장병들이 잘못해서 사고가 났다는 식으로 사고 책임을 장병들에게 돌리는 발언까지 나왔다”고 비난했다.


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대변인은 성명에서 ‘수리온 기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다”며 이와 같이 비판했다.


하 의원은 “수리온이 해외 수출 계약을 하고 있어서 수리온 수출 문제가 없도록 빨리 마린온 헬기 문제를 덮으려했던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방개혁비서관이 조문 기간이 지난 뒤늦게 영결식장을 방문해 조문하면서 유가족들로부터 외면당한데 대해서는 “청와대 국방비서관이 조문도 못했다”면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지난 17일 사고가 난 이래 23일 열린 영결식 전까지 분향소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조화만 보냈을 뿐 조문 인사를 파견하지 않았다.


하 의원은 “정말 경악을 금치 못하는 것은 작년 11월 영흥도 낚싯배 사고는 그 다음날 청와대에서 대통령이 묵념했는데, 마린온 헬기 사고 순직 장병에 대해선 사고난지 6일 만인 23일 청와대에서 묵념했다”고 꼬집었다.


하 의원은 이어 “청와대가 마린온 헬기 사고 순직 장병들을 너무 홀대한다”며 “이러고도 우리 대한미국 청년들이 군대를 가고 싶겠나”라고 쏘아 붙였다.


나아가 “사고난지 3일 만에 비공개 영결식을 아주 졸속으로 끝내려고 한 의혹이 있었다”며 “그 이후에도 국방부 브리핑도, 성명도 4일 만에 나오는 등 이해할 수 없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국가를 위해 죽어간 젊은이들을 홀대하는 대한민국”이라며 “누가 자기 자식을 군대에 보내고 싶겠나”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순직 장병 가족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군 통수권자의 아내…영화관람 과연 적절한 처신인지 의문”


한편, 김정숙 여사가 지난 20일 영화 ‘허스토리’를 관람한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2일 SNS를 통해 김정숙 여사가 20일 직원들과 청와대 내에서 특별 상영된 허스토리를 관람했다고 게재했다.


김 여사가 영화를 관람한 20일은 국방부와 해병대, 유가족들 간 사고조사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순직 장병들의 영결식이 미뤄지는 상황이었다.


숨진 박재우 상병의 고모인 박영미 씨는 영결식장에서 “외국에선 한 장병의 생명도 헛되이 다루지 않는다”며 “5명이 숨졌는데도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아내로서 김정숙 여사의 영화관람이 과연 적절한 처신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죽음은 내 친구, 내 친지, 내 동료의 죽음인데, 영결식이 끝나기도 전에 트위터에 영화 관람 소식을 알리는 것이 과연 순직 장병들에 대한 진정한 예우인지 묻고 싶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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