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올해 하반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상승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돌고 있는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70%에 육박해 가계의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자칫하다간 부실마저 우려되는 수준이다.


1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잔액기준 예금은행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 5월 68.8%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0.5%p 오른 수치이며, 지난해 9월부터 오르기 시작해 9개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최저치로 떨어졌으나 같은해 9월 변동금리 대출(51.4%)이 고정금리 대출(48.6%)을 역전한 이후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올해 5월 기준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77.8%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 22.2%의 3.5배 수준이다.


이렇듯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상승 국면에 돌입한 것은 정부의 대출 규제, 즉 주택담보대출 요건 강화에 따른 신용대출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은 지난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이 7.5%라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가계대출을 앞선 것이다.


이후에도 기타대출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10.4% ▲지난해 4분기 12.4% ▲올해 1분기 14.1%로 계속해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지난 1분기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기타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9.9%로 무려 14분기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경신했다.


이와 관련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풍선효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기 어려워져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났다"며 "신용대출의 주종을 이루는 마이너스 통장은 변동금리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에서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변동금리 상품이 고정금리 상품보다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에서 변동금리 비중이 예년에 비해 3배 늘었다"며 "금리 수준 자체가 변동금리 상품이 낮아 고객들이 변동금리 상품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올리는 것과 달리 한국은 기준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당장은 금리가 많이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일단 이자가 싼 대출을 선택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