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경제=이현주 기자]채용비리 의혹, 대출금리 조작 등으로 한바탕 논란에 시달렸던 은행들이 하반기 채용에 나섰다.


특히 올해 하반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의 채용규모가 전년에 비해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도 진행되고 있어 사실상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예정된 4대 시중은행 신입 채용규모는 ▲KB국민은행 600명 ▲신한은행 450명 ▲우리은행 550명 ▲KEB하나은행 500명 등이다. 이번 채용인원은 지난해보다 466명(28.5%)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에도 채용을 진행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각각 300명, 200명을 채용 완료했다.


이렇듯 올해 4대 시중은행은 전년 대비 채용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은행 100명 △신한은행 270명 △우리은행 155명 △KEB하나은행 250명 등으로 총 775명을 늘렸다.


이에 따라 상반기와 하반기를 합칠 경우 올 한해 4대 시중은행 채용규모만 총 2600명에 달하는 수준이며, 이는 지난해보다 42.5% 증가한 수치다.


4대 시중은행이 채용규모를 확대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이 임직원수를 감축하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지난 전년과 비교했을 때 1분기말 기준 4대 시중은행에서 감축된 인원은 총 2129명이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 임직원은 878명이 줄어든 1만4125명, 신한은행은 587명이 감소한 1만3322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KEB하나은행은 1만3357명으로 전년 대비 457명이 줄었고, KB국민은행은 207명 적어졌다.


청년 고용을 위해 신규 채용을 늘림과 동시에 희망퇴직 등 기존 임직원에 대한 구조조정 역시 큰 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듯 신규 채용과 구조조정이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은 금융당국이 4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은행권 구조조정’을 강력히 주문한 것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큰 변화가 와도 대처하지 못한다"며 "은행은 희망퇴직을 적극 시행하고 퇴직금을 올리는 것도 적극 검토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또한 “퇴직 후에도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을 정도로 퇴직금을 줘야 적극적으로 퇴직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4대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것은 올바른 처사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4대 시중은행들의 이익잉여금은 총 52조4331억원으로 전년 동기(47조5104억원) 대비 10.4%(4조9227억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올해 1분기 달성한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2조3135억원)에 비해 8.6%(1988억원) 늘어난 2조5123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중은행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돼 향후 이익잉여금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국내 금융권에서 가장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어 이에 따른 사회적 요구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성장에 걸맞는 수준과 절차적 정의가 확립된 고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비판 여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중은행과 함께 하반기 금융공기업 채용규모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은행의 경우 8월말 채용공고를 내고 61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수출입은행은 상반기 20명을 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도 30명 내외의 인원을 추가로 채용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채용이 진행되는 것은 이례적이며, 전년 신규 채용이 24명이었던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사진제공=뉴시스]




저작권자 © 스페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