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가 인상률 결정을 위한 건보공단과 공급자단체 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스페셜경제=김영식 기자]2019년도 수가(요양급여비) 인상률 결정을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각 보건의료 단체 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건보공단, “20조원 규모 흑자 재정…공급자 지나친 기대감”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文 케어’에 노골적인 거부감을 보여온 대한의사협회가 내년도 수가 협상에서도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강경 대응을 이어간 가운데, 대한치과의사협회 역시 공단 측이 제시한 수가 관련 방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1일 병원·의료계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총 5곳 공급자단체와의 내년도 수가 인상률 결정을 위한 협상을 마지막 날인 전날을 훌쩍 넘긴 이날 새벽 장시간 진통 끝에 마무리했다.


그 결과 대한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사회 등 3개 단체는 건보공단이 제시한 안에 합의했으나, 의협·치협은 결국 파행됐다.


먼저 한의협은 3.0%의 수가 인상률로 합의한 가운데 병협은 2.1% 약사회가 3.1% 수준에 동의했다. 공단 측은 최종적으로 의협에 2.7%를, 치협에 2.0% 인상률을 각각 제시했지만 두 단체는 끝내 이를 거부했다.


내년도 건강보험 추가 재정분은 총 9758억 원으로 책정됐으며, 이는 지난해 8234억 원 대비 1524억 원 증가한 금액이다. 2019년도 평균 인상률은 2.37%다.


강청희 건보공단 급여상임이사는 이날 새벽 브리핑을 통해 “전년 대비 의료물가 상승, 진료비 증가율 감소 등을 감안해 전년도보다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건보재정 7년 연속 흑자 및 총 20.8조에 달하는 누적 흑자를 둘러싸고 공급자의 높은 기대치와 가입자의 재정악화 우려가 충돌해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면서 “환산지수 외부 연구용역 결과에 기반해 의료물가, 소비자물가 지수 등 요양기관의 비용 증가를 반영하되 재정상황 및 국민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의협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 탈퇴로 대표되는 병원·의료계 반발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자단체,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환경 악화”


의협·치협 등 공급자 단체들은 “비급여 수입 축소로 요양기관의 경영 악화,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요양기관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의협은 이날 오전 12시 30분경 건보공단과의 6차 협상을 마친 뒤 ‘더 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최종 협상 결렬을 알렸다.


건보공단은 의협에 최종 수가인상률을 2.7% 제시한 반면, 의협은 7.5% 인상을 요구하면서 이들 간극이 크다. 결국 의협은 건정심 탈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내든 상태다.


게다가 이번 수가협상에 합의한 병협 역시 “회원 병원이 기대하는 수치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다”며 “향후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에 있어 수가 부족분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文 케어’ 추진 과정에서의 갈등이 예고된 상태다.


병원·의료계 안팎에선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 환경이 악화된 만큼 정부가 예년 수준의 수가 인상률을 고집할 경우 이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져가고 있어 보건복지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한편, 이번 수가 협상결과는 이날 오전 8시 열리는 건보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하게 된다. 내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는 오는 8일 열릴 건정심에 보고된다.


건정심에선 결렬된 의원 및 치과의 환산지수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이달 중에 결정하고 이후 복지부 장관이 그 결과인 2019년도 요양급여비용 명세를 고시하게 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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