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욕설 파문 공략에 반격당하는 가정사

바야흐로 지방선거의 계절이 도래했다. 오는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는데, 해당 선거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여야는 지방선거에 뛸 대표 선수들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셜경제>는 유권자들에게 ‘어느 후보가 진정한 참일꾼인가’를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또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혹독하고, 엄격할수록 좋다는 취지에서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주요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기획기사를 준비했다. <편집자 주>.


[스페셜경제=김은배 기자]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전략이 육참골단(肉斬骨斷. 살을 주고 뼈를 취한다)이 될지 역풍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남 후보가 민주당을 향해 경기지사 후보 교체를 요구하자 이 후보가 우회적으로 남 후보의 이혼이력과 아들의 군복무 중 추행·폭행과 마약 밀반입·투약 등을 거론하면서 남 후보 역시 검증대에 오르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다만, 남 후보의 경우 논란 직후 빠른 사과로 사건을 무마한데다 아들 문제의 경우 ‘공인으로서의 자녀관리’라는 도덕적 측면의 질타는 피할 수 없으나 이 후보와 달리 직접적인 사건개입은 없다는 점에서 호수비를 나타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오히려 남 후보의 발목을 잡는 것은 국정농단에 대한 소속당 한국당의 책임론과 잦은 당적 이동 등에 따른 낮은 지지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인성논란 별 탈 없던 남경필, 아들 폭행·마약 발목


이재명 욕설 남경필 아들 마약 누가 더 손해인가?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가 지난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의 ‘욕설 녹취록’을 거론하며 네거티브전을 개시하자 이 후보 측에서도 남 후보에 대한 가정사 지적이 나왔다.


이 후보 측은 16일 논평을 내고 “가슴 아픈 가족사를 정치에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 이 후보가 남 후보 아들의 성추행, 마약 밀반입, 여성 마약 권유와 같은 일을 선거에 끌어들이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이 후보 본인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남 후보의 이혼이력과 아들문제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다만, 이 후보는 “네거티브 없는 정책선거 하겠다는 약속 저는 끝까지 지킬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내며 오히려 SNS에서 남 후보 도정의 허점을 짚는 데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네거티브 전략으로 응수할 경우 남 후보에게 입히는 피해보다 이 후보 자신이 입을 피해가 더 많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가 네거티브로 맞불을 놓으면 경기지사 대결구도의 중심화두가 네거티브가 되면서 검증기간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할 텐데 이 후보는 각종 막말 논란과 성남시 조폭연루의혹 등 남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네거티브 소재가 많다는 것이다.


남 후보의 경우엔 이혼과정에서 전 배우자의 폭로나 불협화음 등이 노출된 바 없다. 오히려 지난 2월 사회각계 인사들의 초청강연 TV프로그램인 ‘어쩌다 어른’에 출연해 전 배우자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내는 등 다소 감성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일정부분 부정적인 이미지를 상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들의 폭행·성추행·마약 밀반입 및 투여 사건 같은 경우 자식교육에 대한 도의적 책임이라는 도덕적 논란이 충분히 일었으나 남 후보가 즉각 공개사과에 나섰고 남 후보가 직접적으로 개입한 범죄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이 후보의 네거티브 소재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초 남 후보가 이같은 진흙탕 싸움을 유도한 것도 이같은 계산이 깔려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 봤을 때 남 후보의 경우 본인이 직접 관련된 인성논란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이같은 계산 안에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 때, 남 후보의 합의 이혼문제가 알려진 2014년 8월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남 후보의 내연녀가 당시 경기도 대변인이며 임신했다는 글이 게재 돼 불륜설이 돌기도 했으나 허위 불륜설로 판명 나 작년 8월 게시자 등이 법정에서 벌금형을 선고받는 등 의혹이 완전히 종결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당에서도 기세등등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16일 SNS를 통해 “패륜적인 쌍욕 파동도 가정사 문제로 덮고 가려고 하는 음험한 술책은 가히 놀랍다”고 이 후보에게 공세했다. 욕설 파문의 당사자인 이 후보의 문제와 남 후보의 가정사 문제가 같은 선상의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 셈이다.



南, 아킬레스건 네거티브 아닌 낮은 지지율?


일각에서는 오히려 남 후보의 진짜 아킬레스 건은 ‘오르지 않는 지지율’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일단 남 후보의 정당인 한국당 자체도 재작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국정농단 책임으로 지지율이 떨어져 있는 상태다.


남 후보 자신도 작년 대선 도전 과정에서 소수점 지지율까지 떨어지며 후보 등록전 조기 퇴진하며 이미지 손실을 맛보기도 했다.


최근 여론조사인 <중앙일보> 25일 발표 여론조사(18~23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서울±3.4%, 타 지역±3.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만 보더라도 남 후보는 21.1%로 53.3%를 나타낸 이 후보에 비해 오차범위를 넘어서는 약세에 쳐 해있다.


아울러 남 후보와 이 후보간의 욕설파문 설전 관련 기사들을 보면 인터넷 댓글 등에서 는 남 후보의 잦은 정당이동에 따른 ‘철새 정치인’ 오명도 상당 수 눈에 띈다.


남 후보는 바른정당 창당국면에서 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했고, 이후 바른미래당 창당국면에서는 다시 한국당으로 돌아갔다. 특히 당시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의 설전이 있었음에도 한국당에 복당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비판이 제기 된 바 있다.


이처럼 남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은 현 상황에서는 남 후보보다 이 후보에게 더 큰 손실을 안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한국당이 23일 홈페이지에 이 후보의 녹취록을 공개한 것은 큰 파장을 낳고 있다. 이 후보 측은 고발조치 하겠다고 응수했지만 실제적으로 이 게시물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때쯤엔 이미 네거티브의 효과를 충분히 거둔 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이같은 전략이 남 후보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 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문제다.


(사진제공=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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